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흠 欠
가구에 흠을 내었다 → 가구에 생채기를 내다
흠이 없는 것이 좋다 → 티가 없는 것이 좋다
비싼 게 흠이다 → 비싸서 아쉽다 / 비싸기에 티이다
흠이 없는 사람 → 티가 없는 사람 / 허물이 없는 사람
입이 가벼운 게 흠이다 → 입이 가벼워서 흉이다
‘흠(欠)’은 “1. 어떤 물건의 이지러지거나 깨어지거나 상한 자국 2. 어떤 사물의 모자라거나 잘못된 부분 ≒ 자하(疵瑕) 3. 사람의 성격이나 언행에 나타나는 부족한 점”을 가리킨다고 해요. 깨지거나 다쳤다면 ‘깨지다’나 ‘다치다’라 할 만하고, ‘생채기’라 할 만해요. 모자라거나 잘못된 곳은 ‘티’나 ‘얼룩’이나 ‘허물’이나 ‘흉’으로 손볼 수 있어요. 한국말사전은 ‘자하’라는 비슷한말이 있다고 다루는데,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지 싶습니다. 2017.7.14.쇠.ㅅㄴㄹ
선생님의 신뢰에 절대로 흠이 가게 놔두진 않겠어요
→ 선생님 믿음에 조금도 티가 가게 놔두진 않겠어요
→ 선생님 믿음에 조금도 허물이 가게 놔두진 않겠어요
《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옮김-중쇄를 찍자! 2》(애니북스,2015) 27쪽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동네 신목에 와서 흠을 잡느냐는 호통이었다
→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마을 거룩나무에 와서 흉을 잡느냐는 호통이었다
→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애먼 마을 거룩한 나무에 와서 허물을 잡느냐는 호통이었다
《유홍준-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 편》(창비,2015) 405쪽
조금 흠이 있긴 하지만
→ 조금 티가 있긴 하지만
→ 조금 다치긴 했지만
→ 조금 생채기가 있긴 하지만
《미시마 쿠니히로/윤희연 옮김-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갈라파고스,2016) 14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