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심히 甚
심히 염려가 된다 → 몹시 걱정이 된다 / 너무 걱정이 된다
심히 만족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 매우 흐뭇해 하는 듯이 보였다
‘심히(甚-)’는 “정도가 지나치게”를 뜻한다고 해요. 이 뜻처럼 ‘지나치게’나 ‘너무’로 손볼 수 있고, ‘무척’이나 ‘매우’나 ‘참으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대단히’나 ‘실컷’으로 손볼 자리가 있고, ‘여러모로’나 ‘참’으로 손볼 자리가 있기도 해요. 2017.7.11.불.ㅅㄴㄹ
이때껏 불장난을 심히 하고 온 탓이라고
→ 이때껏 불장난을 잔뜩 하고 온 탓이라고
→ 이때껏 불장난을 엄청나게 하고 온 탓이라고
→ 이때껏 불장난을 실컷 하고 온 탓이라고
→ 이때껏 불장난을 신나게 하고 온 탓이라고
《안회남-불》(기민사,1986) 68쪽
심히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내놓았던 창간호는
→ 몹시 두렵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내놓았던 첫 호는
→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내놓았던 첫 책
→ 대단히 두렵고 가슴 조이면서 내놓았던 첫 책은
《녹색평론》 2호(1992.1∼2) 3쪽
거의 대부분이 잊어가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됩니다
→ 거의 다 잊어가지는 않는지 참 걱정이 됩니다
→ 거의 다 잊어가지는 않는지 매우 걱정이 됩니다
→ 거의 모두 잊어가지는 않는지 저으기 걱정스럽습니다
→ 거의 잊어가지는 않는지 여러모로 근심스럽습니다
《김근태-희망의 근거》(당대,1995) 306쪽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심히 염려했을 것이다
→ 좋지 않은 일이 생기지 않았는지 몹시 걱정했으리라
→ 좋지 않은 일이 생기지 않았는지 크게 걱정했을 듯하다
《로리 팰라트닉·밥 버그/김재홍 옮김-험담》(씨앗을뿌리는사람,2003) 104쪽
그 애가 받아줄지 어떨지는 심히 의문이다
→ 그 애가 받아줄지 어떨지는 무척 궁금하다
→ 그 애가 받아줄지 어떨지는 조금도 알 수 없다
→ 그 애가 받아줄지 어떨지는 참말 알 수 없다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2》(서울문화사,2005) 194쪽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 얼마나 올바르게 헤아리는지는 몹시 미덥지 않았다
→ 얼마나 똑바로 아는지는 참으로 미덥지 않았다
→ 얼마나 똑똑히 아는지는 매우 믿을 수 없었다
《강상중/이목 옮김-청춘을 읽는다》(돌베개,2009) 177쪽
하여간 심히 귀찮아
→ 아무튼 매우 귀찮아
→ 어쨌든 무척 귀찮아
→ 아무튼 참 귀찮아
→ 어쨌든 그지없이 귀찮아
《니노미야 토모코/장혜영 옮김-주먹밥 통신》(대원씨아이,2015) 10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