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말》 부치기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6.27.)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철수와영희 출판사에서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보내 주었습니다. 이 책은 도서관 지음이 이웃님 모두한테 한 권씩 부치려고 합니다. 그동안 도서관학교를 일구도록 손길을 보탠 이웃님한테 책에 이름을 적고 한 마디씩 이야기를 지어서 부칩니다. 예순 몇 분한테 책을 한 권씩 부치자면 책값이며 우표값이 많이 들어요. 그렇지만 무척 설레면서 기쁩니다. 스스로 짓고 이웃에서 돕는 손길을 받아서 다시 새롭게 지으면서 책 한 권이 태어난 보람을 나누는 일이거든요. 손글씨를 많이 써야 하기에 봉투에는 주소를 종이로 뽑아서 붙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붙이는 일도 만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주소종이가 벗겨질 수 있군요. 풀로만 붙여서는 안 되고 테이프로 덮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낮 세 시 군내버스로 나가려고 했는데 무화과나무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다섯 시 군내버스를 타고 나갑니다. 읍내에 닿아 복사집에서 〈삶말〉 29호를 복사한 뒤에 바지런히 우체국으로 달립니다. 함께 읍내마실을 나온 작은아이가 봉투질 일손을 거듭니다. 우체국 마감은 18시인데, 우체국 일꾼이 너그러이 헤아려 주면서 18시 10분에 드디어 봉투질을 마치고 31통을 부쳤고, 대구 마을책방 〈서재를 탐하다〉하고 〈읽다 익다〉에 열두 권을 부칩니다. 진땀을 뺐어요. 작은아이가 일손을 거드는데 매우 야무지다고 새삼스레 느꼈어요. 이 멋진 작은아이가 고마워서 얼음과자를 선물로 사 줍니다. 이튿날에도 아이들 손길을 받으며 봉투질을 할 수 있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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