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장미 피리 부는 카멜레온 108
린다 래빈 로딩 글, 앨리슨 제이 그림, 글맛 옮김 / 키즈엠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41


선물로 주는 사랑은 같아요
― 노란 장미
 린다 래빈 로딩 글
 엘리슨 제이 그림
 글맛 옮김
 키즈엠 펴냄, 2013.5.3. 11000원


  생일은 한 해에 한 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생일잔치를 한 해에 한 번 치르곤 합니다. 생일을 맞이해서 선물을 줄 적에 “축하해요”라든지 “사랑해요” 같은 말을 해요. 한 해 가운데 생일인 날이 하루라면, 생일이 아닌 날은 삼백예순나흘이 되겠지요.

  자, 그러면 한번 생각해 볼까요. 생일인 날에만 “축하해요”라든지 “사랑해요” 같은 말을 하면 즐거울까요? 생일인 날이 아니라면 “축하해요”라든지 “사랑해요” 같은 말을 안 해도 될까요?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이 둘이 처음 만난 날을 되새기곤 합니다. 때로는 만난 지 100일이라든지 만난 지 1000일을 되새기기도 해요. 그리고 만난 지 열흘이나 만난 지 보름을 되새길 수 있어요.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해요.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은 어느 하루만 되새기면 될까요?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은 처음 만난 날을 비롯해서 100일이나 1000일뿐 아니라, 만난 지 이틀이나 사흘이나 나흘도, 99일이나 98일이나 101일이나 102일도 모두 이 삶에 꼭 하루만 있는 뜻깊은 날이지는 않을까요? 우리는 모든 날을 기쁨으로 기리면서 “축하해요”라든지 “사랑해요” 같은 말을 주고받을 만하지 않을까요?


‘엄마가 정말 좋아하실 거야!’ 오스카는 동전 한 닢을 주고 노란 장미를 샀어요. (5쪽)


  그림책 《노란 장미》(키즈엠,2013)를 읽으면서 선물과 생일과 기쁨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이 그림책 줄거리를 살피다 보면, 노란 장미 한 송이가 돌고 돌아서 아이 손에 다시 찾아온 이야기로 여길 수 있습니다. 아이가 마냥 착해서 이웃 어른이 아이한테 바라는 대로 모두 들어주었다고 여길 수 있어요.

  이 그림책 흐름을 가만히 살핀다면, 이를테면 아이가 곰곰이 생각해 보는 대목을 찬찬히 짚는다면, 사뭇 다르구나 싶은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둘레 어른들이 아이한테 무엇을 바랄 적마다 생각에 잠겨요. 바로 어른들 바람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이 어머니가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아이 어머니가 노란 장미뿐 아니라 그림도 노래도 책도 좋아하는 줄 알기에, 둘레 어른들이 아이한테 아이 것하고 바꾸자고 하는 것을 스스럼없이 바꾸어 주기로 해요.


“음, 좋아요! 그 붓으로 엄마에게 드릴 그림을 그려야겠어요. 엄마가 아주 좋아하실 거예요.” 오스카는 노란 장미와 붓을 바꾸었어요. (8쪽)

“음, 좋아요! 엄마는 음악을 아주 좋아하세요!” 오스카는 붓과 악보를 바꾸었어요. (11쪽)


  아이는 욕심을 품지 않습니다. 아이는 꿈을 품습니다. 욕심하고 꿈은 사뭇 달라요. 욕심을 안 품기에 착하다고 볼 만한데, 이러한 숨결은 착한 모습에 몇 가지가 더 있어요. 먼저 참답습니다. 참다운 마음으로 어머니를 사랑하는 몸짓이 되어 선물을 살펴요. 그리고 고운 마음으로 어머니를 사랑하는 웃음짓이 되어 선물을 고르지요.

  아이는 아무것하고나 제 것을 바꾸지 않습니다. 언제나 어머니 마음을 생각하고, 또 어머니한테 선물을 하려는 아이 속마음을 생각한답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꿈을 지펴요. 스스로 생각하고 다시 생각해 보면서 스스로 가려는 길을 씩씩하면서 즐겁게 가요.


“음, 좋아요. 엄마는 책을 좋아하세요!” 오스카는 악보와 책을 바꾸었어요. (15쪽)


  그림책 《노란 장미》는 고빗사위에 이릅니다. 이제껏 어른들하고는 어른이 가진 것하고 아이가 가진 것을 바꾸었어요. 그런데 고빗사위에 이르자, 아이는 다른 아이한테 제가 가진 것을 고스란히 주면서 빈손이 되어야 해요. 다른 아이는 이 아이한테 줄 만한 것이 없어요. 어머니한테 기쁜 마음을 선물하려던 아이는 빈손이 되면서 몹시 슬퍼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지요.

  바로 이때 두 아이 사이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집니다. 어머니한테 기쁜 마음을 선물하려던 아이가 맨 처음에 꿈으로 그리던 대로 모두 바뀌거든요. 더군다나 이 아이가 하루 내내 수많은 어른들하고 마주치면서 바꾸고 바꾼 것들이 저마다 다른 자리로 가는 듯했으나 모두 제자리로 갔을 뿐 아니라 마을 곳곳에 즐거운 숨결을 불어넣은 몸짓이 되었어요.


엄마는 문 앞에 서서 오스카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오스카는 달려가 엄마를 힘껏 껴안았어요. “엄마, 생일 축하해요!” (28쪽)


  그림책 《노란 장미》 마지막을 보면, 문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어머니가 나옵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믿으면서 기다려요. 어머니는 틀림없이 마을을 누비며 아이가 왜 이리 늦나 하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만, 아이가 반드시 집에 잘 들어오리라고, 저녁에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오리라 하고 생각하는구나 싶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더 헤아려 보기로 해요. 아이 어머니는 아이한테서 무엇을 선물로 받고 싶은 마음일까요? 아이 어머니는 아이가 어머니한테 무엇을 선물해 주면 기쁠까요?

  돈? 노란 장미? 그림? 노래? 책? 사탕? 다른 멋진 물건? …… 아이 어머니는 아이한테서 오직 한 가지만 바랍니다. 삶을 기쁘게 짓는 따사로운 사랑으로 하루를 누리는 마음을 바라요. 아이가 무엇을 손에 쥐어 선물하든 어머니로서는 아이가 이러한 것을 고르고 찾고 살피면서 설레던 마음을 읽지 싶어요. 아이는 아이대로 어머니한테서 이처럼 사랑이라는 마음을 물려받기에 어머니를 한껏 껴안을 수 있을 테고요.

  생일에는 생일이기에 축하하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요. 다른 날에는 다른 날대로 서로 축하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아침저녁을 먹어요. 여느 날에는 여느 날대로 즐겁게 하루를 열고 닫으며 사랑을 꽃피우는 마음이 되지요.

  선물로 주는 사랑은 같아요. 사랑이기 때문에 선물이 될 수 있어요. 선물로 나누는 기쁨은 같아요. 사랑이기 때문에 날마다 활짝 웃으며 곱게 어우러질 수 있어요. 2017.6.12.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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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2017-06-14 10:54   좋아요 0 | URL
글을 마무리 할 때, ‘달.ㅅㄴㄹ‘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요?

다섯 2017-06-14 11:14   좋아요 0 | URL
제 나름대로 곰곰이 들여다보고 헤아려보았습니다. ‘달‘은 저녁이나 한밤중인 것 같구요, ‘ㅅㄴㄹ‘는 숲노래를 말하는 것 같네요. 그러면 숲노래는 서재지기의 호 같은건가요?

숲노래 2017-06-14 21:23   좋아요 0 | URL
‘ㅅㄴㄹ‘은 ‘숲노래‘가 맞아요.
이는 제가 저한테 붙여 준 이름입니다.
호가 아닌 그냥 제 이름이에요.

‘달‘은 한 주 가운데 월요일을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요일에 담긴 뜻을 헤아려 보려고
그처럼 한국말로 옮겨서 적어 보았어요 ^^

다섯 2017-06-15 06:05   좋아요 0 | URL
감사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