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는 책 2017.6.6.


서울에서 고흥으로 돌아오는 시외버스를 탄다. 저녁 다섯 시 반 버스는 고흥에 아홉 시 반에 떨어질 만큼 빗길을 신나게 달린다. 이 길에 틈틈이 《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역사》를 읽어 보는데 여러모로 아쉽구나 싶다. 얼거리나 엮음새에 더 마음과 품을 들이면 좋았을 텐데 싶다. 마을사람 목소리하고 글쓴이 목소리가 제대로 나뉘지 않으면서 살짝 어수선하다. 높일 대목도 낮출 대목도 없이 조금 더 수수하게 마을 발자국을 돌아보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다. 무엇보다도 ‘역사’라고 할 적에 기록으로 남은 연대기보다도, 삶으로 마주한 사람들 이야기에 더 마음을 기울이면 좋을 텐데 싶기도 하다. 어느 한 마을하고 얽힌 발자취를 갈무리한다고 한다면, ‘숫자와 이름’보다도 ‘삶과 이야기’라는 대목을 눈여겨보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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