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47] 배다리마을



  ‘마을’하고 ‘동네’라는 낱말이 있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마치 두 낱말이 다르구나 하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을·동네’는 뜻이 같고 꼴만 달라요. ‘동네’라는 낱말에서 ‘동’은 ‘洞’이라는 한자를 쓰는데, 이는 ‘마을’을 뜻하지요. 먼먼 옛날에 사람들은 ‘마을’이라는 낱말만 썼어요. 이 낱말 하나로 마을살이를 가꾸었고, 마을살림을 이루었어요. 이러다가 한자가 이 땅에 스미면서 ‘동네’라는 낱말이 태어납니다. 한때 시골하고 도시를 갈라서, 시골에서는 ‘마을’이라 하고, 도시에서는 ‘동네’라 했지만, 요즈막에는 이 흐름이 사뭇 바뀌어요. 도시에서도 금곡동·신림동·서학동·중림동을 ‘금곡마을·신림마을·서학마을·중림마을’이라 할 수 있어요. 요새는 이처럼 ‘-마을’을 붙이는 이름이 널리 사랑받아요. 마을에서 마을이웃을 두고, 마을동무를 사귀며, 마을꽃을 아껴요. 마을놀이를 하고, 마을일을 나누며, 마을길을 손수 치우지요. 마을을 가꾸는 우리는 저마다 마을지기가 됩니다. 꽃으로 예쁜 꽃마을이 있고, 인천 배다리 같은 곳은 배다리마을이나 배다리책마을이 되어요. 부산 보수동 같은 데는 보수마을이나 보수책마을이 되지요. 2017.4.1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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