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4.3.
아침 일찍 밥을 짓고서 도시락을 챙긴다. 우체국에 아침 일찍 가서 편지를 부친 뒤, 순천으로 책방마실을 다녀올 생각이다. 작은아이가 일찍 일어나면 둘이 함께 가야지 하고 생각했더니 마침 작은아이가 일찍 일어나 준다. 집을 나서려 할 즈음 큰아이가 일어났다. 큰아이더러 졸리면 더 누우렴 하고 이야기한 뒤에 작은아이하고 길을 나선다. 군내버스에 오른다. 시집 《오늘의 연애 내일의 날씨》를 읽는다. 나는 이름난 시인도 이름 안 난 시인도 잘 모른다. 이 시집을 쓴 분도 누구인지 모르고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른다. 다만 책이름만 보고서 장만한 시집이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골 군내버스에서 이 시집을 거의 다 읽는다. 이야기가 퍽 술술 읽힌다. 시를 쓴 분이 사랑과 바람과 멀구슬나무와 삶 사이에 오가는 마음을 시로 잘 담아냈구나 하고 느낀다. 이래저래 시에서 따스한 바람이 부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멀구슬나무’에 ‘구렁이’가 얽힌 이야기가 오래 남는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