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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BAR) 레몬하트 1
후루야 미쓰토시 지음, 에이케이 편집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5월
평점 :
만화책 즐겨읽기 653
술집에 왜 아가씨가?
― 바 레몬하트 1
후루야 미츠토시 글·그림
편집부 옮김
AK 코믹스 펴냄, 2011.5.20. 5000원
술집에는 아가씨가 있어야 할까요? 술집에 왜 아가씨가 있어야 한다고 여길까요? 사내 아닌 가시내 눈길이라면 술집에 젊고 잘생긴 사내가 있어야 할까요? 술집은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젊은이 몸매나 얼굴’을 바라보는 곳일까요?
“아가씨 있는 데야?” “아니, 마스터 혼자 하는 가게야.” “뭔가 특별한 것이 있나 보지?” “아니, 아무것도 없어.” …… “그냥 아무 데나 가지?” “꼭 그 가게에 가고 싶어. 반드시 찾고 말 거야.” “특별한 것도 없고 남자 혼자 하는 가게라면서 왜 그렇게 고집하는 거야?” (9, 11쪽)
만화책 《바 레몬하트》(AK 코믹스,2011) 첫째 권을 보면 ‘바 레몬하트’를 찾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흐릅니다. ‘아가씨 없이 아저씨(레몬하트 가게지기)’만 있는 가게라는 말에 시무룩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고, 아가씨가 없고 남다른 것도 없지만 꼭 그 가게에 가서 술잔을 기울이고픈 사람이 있습니다.
“수메르인의 맥주 제조법을 보면, 먼저 원료인 밀을 발아시킨 뒤에 바짝 말려 가구로 빻아 반죽해 빵으로 구워요. 그 다음 이 빵을 다시 가루로 만들고, 물을 첨가해 한동안 그대로 두는 걱죠. 그러면 공기 중에 있는 효모의 작용으로 인해 저절로 발효가 돼 맥주가 되는 거죠.” (30쪽)
문득 생각해 보니, 시골이나 골짜기나 바다에 가서 꼭 ‘고기를 구워먹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골에 가면 그저 시골스러운 바람과 나무와 숲과 별과 냄새와 풀이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고요.
어느 쪽이 낫거나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바라는 것이 다르고, 사람마다 다른 것을 좋아하니까요. 그래서 술집을 찾을 적에 ‘잘생기거나 예쁜 젊은이’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 만해요. 그저 맛난 술을 느긋하게 누리고픈 사람이 있을 테고요. 값싼 술을 마음껏 들이키고픈 사람이 있을 테며, 맛난 안주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 테고, 아늑하거나 포근한 자리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 테지요.
“향이 좋네요.” “예. 브랜디 중에서도 그걸 찾으시는 분은 상당히 견식이 깊으신 분입니다.” “난 처음이랍니다.” “예?” (83쪽)
“당신 말이 맞았어.” “뭐가?” “별이 예뻐.” “우리 잠깐 산책이나 할까?” “산책? 좋아.” (141쪽)
술집 ‘바 레몬하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는 《바 레몬하트》는 술 이야기하고 사람 이야기하고 사랑 이야기, 이렇게 세 가지를 한 타래로 엮습니다. 술만 마시는 술집이 아니요, 이쁜 아가씨를 찾는 술집이 아닌 바 레몬하트라고 합니다. 사랑이란 살을 섞는 몸짓을 넘어서서 마음하고 마음이 만나는 삶이라고 하는 대목을 가만히 보여주는 술집인 바 레몬하트라고 해요. 이런 곳이라면 술을 못 마시더라도 즐겁게 찾아가고픈 단골가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2017.2.2.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