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마을 상하수도 공사가 이제 마무리일는지 모릅니다. 아직 더 남았을는지 모르고요. 몇 해째 끌던 파고 덮고 다시 파고 덮는 일은 슬슬 끝나지 싶습니다. 40만 원을 내면 상하수도 관을 집안으로 이어 준다고 합니다. 우리는 시골에서마저 수돗물을 쓸 생각이 없으니 이 공사는 안 하기로 합니다. 맑은 냇물을 마시려고 시골에서 사는데 왜 수돗물을 마셔야 할까요. 그런데 마을 어르신들은 ‘지하수는 오염되어서 나쁘다’는 말을 하나같이 하십니다. 누가 이런 말을 퍼뜨릴까요? 지하수가 더럽다니요? 그러면 도시에서 먹는샘물을 사다 마시는 사람은 몽땅 더러운 물을 마시는 셈일까요? 도시에서는 비싼값을 치르면서 페트병에 담긴 냇물(지하수)을 마시려 하는데, 도시사람이 비싼값을 치르면서 사다 마시는 그 냇물이 흐르는 시골에서는 거꾸로 댐에 갇힌 수돗물을 마셔야 한다니요? 군과 도에서는 시골마을에 수돗물을 이어 주는 일이 ‘문화복지’라고 내세우지만, 이 공사를 몇 해째 하느라 들이는 엄청난 돈을 헤아려 본다면, 어느 한 가지도 문화나 복지라고는 못 느낍니다. 이런 공사를 하느라 퍼부을 돈을 시골사람한테 고스란히 주는 일이 외려 문화복지가 될 테지요. 2017.1.21.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