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람 (도서관학교 일기 2017.1.10.)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하늘이 파랗습니다. 바람이 세게 붑니다. 겨울다운 드센 바람입니다. 모처럼 손가락이 얼어붙는 날입니다. 지난 열흘 남짓 대단히 포근한 겨울 날씨였어요. 이런 날 우체국을 어디로 갈까 하고 생각하다가 올들어 아직 자전거마실을 안 했네 싶어, 오늘 이 찬바람을 가로지르면서 면소재지에 가자고 생각합니다. 두 아이한테 묻습니다. 작은아이는 대뜸 “놀이터 가자!” 하고 말하고, 큰아이는 “안 돼. 오늘 일요일이 아니라서 학교에 못 간단 말이야.” 하고 대꾸합니다. “그래도 한번 가 보고.” 하고 이야기를 해 줍니다. 도서관학교로 옮길 책을 가방에 담아 가져갑니다. 오늘 우체국에 부칠 책을 두 상자 꾸리는 동안 작은아이는 도서관학교 마당을 쏘다니며 놀고, 큰아이는 만화책을 무릎에 폅니다. 책을 다 꾸려서 자전거 발판을 밟으려는데 바람결이 좀 바뀌었구나 싶습니다. 설마 벌써 바닷바람하고 뭍바람이 바뀌지는 않을 테지만, 바람결이 한겨울하고 좀 달라요. 늘 바람을 살피며 생각하다 보니 바람을 얼굴로 맞을 적마다 철을 짚을 수 있습니다. 구름 한 조각 없이 맑은 하늘인 하루입니다. 파란 하늘 파란 바람이니 ‘파람’이라고 해 볼까 싶습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라는 말이 있으니 ‘바람’ 말고 ‘파람’이라 해도 재미있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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