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악- 惡
선과 악 → 착함과 나쁨 / 좋음과 궂음
악에 물들다 → 나쁜 쪽에 물들다 / 더러움에 물들다
악의 무리들이다 → 나쁜 무리들이다 / 몹쓸 무리들이다
악조건을 극복하다 → 어려움을 이겨내다 / 가시밭길을 이겨내다
기상 악화 속에서도 → 나쁜 날씨에도 / 궂은 날씨에도
악취를 풍기다 → 나쁜 냄새를 풍기다 / 고약한 냄새를 풍기다
악취가 코를 찌른다 → 구린 냄새가 코를 찌른다 / 더러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악(惡)-’은 “1. 인간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나쁨 2. 도덕률이나 양심을 어기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악인·악의·악역·악업·악녀·악담·악감정·악명’처럼 앞가지로 쓰이곤 하는데, ‘나쁜-’도 앞가지로 삼아서 ‘나쁜이·나쁜뜻·나쁜자리(나쁜몫)·나쁜일·나쁜여자·나쁜소리·나쁜마음·나쁜이름’으로 써 볼 만하지 싶어요. 이러면서 ‘좋은-’이나 ‘착한-’도 앞가지로 삼으면 ‘나쁜-’하고 맞물리도록 써 볼 만합니다. ‘좋은이·나쁜이’나 ‘좋은꿈·나쁜꿈’이나 ‘좋은말·나쁜말’처럼요.
‘악(惡)-’은 ‘나쁜-’으로 손볼 수 있기도 하고, 때와 곳을 살펴서 ‘못되다’나 ‘궂다’나 ‘궂기다’나 ‘얄궂다’를 써 쓸 수 있습니다. ‘몹쓸’과 ‘모진’과 ‘못난’과 ‘더러운’을 써 볼 수도 있어요. 2016.12.28.물.ㅅㄴㄹ
그들은 이것을 악용하여 성명서를 작성, 나를 배척하였다
→ 그들은 이를 나쁘게 삼아 성명서를 쓰고, 나를 내첬다
→ 그들은 이를 빌미로 성명서를 쓰고, 나를 밀어냈다
→ 그들은 이를 핑계로 성명서를 쓰고, 나를 따돌렸다
→ 그들은 이를 구실 삼아 성명서를 쓰고, 나를 밀쳐냈다
《님 웨일즈/편집부 옮김-아리랑 2》(학민사,1986) 18쪽
그런 기분 나쁜 걸 집안에 들이다니 악취미야
→ 그런 기분 나쁜 걸 집안에 들이다니 나쁜 취미야
→ 그런 으스스한 걸 집안에 들이다니 짖궂어
→ 그런 으스스한 걸 집안에 들이다니 참 나빠
《이마 이치코/강경원 옮김-백귀야행 2》(시공사,1999) 135쪽
시위를 하기에는 악조건이다
→ 시위를 하기에는 나쁜 조건이다
→ 시위를 하기에는 나쁘다
→ 시위를 하기에는 안 좋다
→ 시위를 하기에는 알맞지 않다
→ 시위를 하기에는 만만하지 않다
《김현아-그녀들에 대한 오래된 농담 혹은 거짓말》(호미,2009) 233쪽
엄청 악취가 난대
→ 엄청 나쁜 냄새가 난대
→ 엄청 구린 냄새가 난대
→ 엄청 고약한 냄새가 난대
《노무라 무네히로/이지혜 옮김-말랑말랑 철공소 5》(학산문화사,2016) 9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