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891 : 만들어져 있었다



독서회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 독서모임이 있었는데

→ 독서모임을 세웠는데

→ 독서모임을 꾸렸는데


만들다 : 6. 기관이나 단체 따위를 결성하다

있다 : 5. 사람, 동물, 물체 따위가 실제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7.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벌어질 계획이다



  한국말사전은 ‘만들다’라는 낱말을 “6. 기관이나 단체 따위를 결성하다”로도 풀이합니다만, 모임·기관·단체가 처음 나타나도록 하는 일은 ‘세우다’나 ‘열다’로 적어야 알맞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만들다’라는 낱말을 이런 자리에 함부로 쓰는 분이 부쩍 늡니다. 영어 ‘organize’를 한국말로 옮기며 한자말로 ‘조직하다(組織-)’나 ‘결성하다(結成-)’를 쓰고, 이런 한자말을 “짜서 이루거나 얽어서 만들다(조직하다)”나 “조직이나 단체 따위를 짜서 만들다(결성하다)”로 풀이하니 저절로 ‘만들다’라는 낱말이 불거지지 싶어요. 보기글 “독서회가 만들어져 있었는데”는 “독서모임이 있었는데”나 “독서모임을 세웠는데”로 손볼 만합니다. 독서모임을 처음 이룬 모습을 나타내려 한다면 ‘세우다’나 ‘열다’를 쓰고, 독서모임을 예전에 세워서 그대로 이어진다는 뜻을 밝히려 한다면 ‘있다’를 쓰면 돼요. 그리고 독서모임을 예전부터 오늘날까지 잘 잇는 느낌을 살리려 한다면 ‘꾸리다’를 쓸 만합니다. 2016.12.23.쇠.ㅅㄴㄹ



목포의 상업학교에는 독서회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들은 광주의 소식을 듣자마자

→ 목포 상업학교에는 독서모임이 있었는데 이들은 광주 이야기를 듣자마자

→ 목포에 있는 상업학교는 독서모임을 꾸렸는데 이들은 광주 얘기를 듣자마자

《공현·전누리-우리는 현재다》(빨간소금,2016) 7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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