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도서관학교 일기 2016.12.11.)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사흘에 걸친 서울마실을 마치고 고흥에 돌아왔습니다. 사흘 동안 서울에서 거의 쉬지 않고 돌아다녔으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릎을 쉬어 줍니다. 해가 떨어지고 달이 밝은 저녁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아이들하고 도서관에 갑니다. 겉옷을 잘 챙기고 천천히 노래하면서 어두운 길을 걷습니다. 자동차도 사람들 발길도 없는 시골길을 조용히 걷습니다. 큰아이는 만화책을 무릎에 얹고, 작은아이는 작은 자전거를 끌면서 이 골마루 저 골마루 누빕니다. 작은아이는 자전거를 끌며 놀다가 작은 그림책을 누나처럼 무릎에 펴서 읽습니다. 나는 월요일이 밝으면 우체국에 가서 부칠 책을 꾸립니다. 월요일에 열 곳에 책을 부치려 하니 미리 챙깁니다. 이주에는 도서관 이야기책도 하나 엮을 생각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작은아이한테 얘기합니다. “어두운 길을 걷기가 무섭니?” “아니.” “왜 안 무서울까?” “다 보여서?” “어두운 곳에서는 어두운 빛을 볼 수 있어. 밝은 데에 있다가 어두운 곳에 가면 그냥 어두움이 있을 뿐이야. 10초만 가만히 있어도 어두움을 잘 볼 수 있어.” 반달이지만 무척 밝습니다. 달 둘레로 하얗게 빛띠가 보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