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만의


 십 년 만의 귀국 → 십 년 만에 귀국 / 열 해 만에 돌아옴

 나만의 친구 → 내 친구 / 나한테만 친구 / 오직 내 동무

 저만의 사랑 → 제 사랑 / 저한테만 사랑 / 오직 제 사랑

 나만의 꿈 → 내 꿈 / 나만 꾸는 꿈 / 오직 내 꿈

 둘만의 기쁨 → 둘만 느끼는 기쁨 / 둘만 누리는 기쁨

 둘만의 자리 → 둘만 있는 자리 / 둘이 있는 자리


  ‘만’은 매인이름씨로 쓸 적에는 “동안이 얼마간 계속되었음을 나타내는 말”이라 하며, “한 달 만에 보는구나”처럼 써요. ‘-만’도움토로 쓸 적에는 “1. 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하여 어느 것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2. 무엇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3. 화자가 기대하는 마지막 선을 나타내는” 자리에 쓰며, “국도 없이 밥만 먹을 뿐이다”나 “가야만 해”나 “하나만 있어도 좋다”처럼 써요. 매인이름씨이든 도움토이든 ‘-의’를 붙일 일이 없어요. 그러나 요새는 ‘나만의’라든지 ‘우리만의’이라든지 ‘둘만의’이라든지 ‘그들만의’ 같은 꼴로 자꾸 ‘-의’를 붙이곤 합니다. ‘만 + 의’ 꼴을 살피면 다른 토씨를 붙여야 하는데 엉뚱하게 ‘-의’를 붙인 때가 있고, “너는 나만의 친구야” 같은 말마디는 “너는 오직 내 친구야”나 “너는 나한테만 친구야”나 “너는 내 친구야”로 손볼 수 있듯이, 어떤 이야기를 또렷이 밝혀야 하는데 흐리멍덩하게 ‘-의’를 붙인 때가 있어요.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내면 ‘-의’를 말끔히 털 수 있습니다. 2016.12.6.불.ㅅㄴㄹ



둘만의 시간이 되자

→ 둘만 있는 시간이 되자

→ 둘만 남는 때이 되자

→ 둘만 있자

→ 둘만이 있자

→ 둘만 오붓하게 있자

《앤 차터즈·사뮤엘 차터즈/신동란 옮김-나는 죽음을 선택했다》(까치,1977) 21쪽


몇 십 년 만의 추운 겨울이라는데

→ 몇 십 해 만에 찾아온 추운 겨울이라는데

→ 몇 십 해 만에 몰아닥친 추운 겨울이라는데

→ 몇 십 해 만에 처음이라는 추운 겨울이라는데

《편집부 엮음-70년대의 우수》(청람,1980) 199쪽


혼자만의 업적인 양 자기선전을 늘어놓는다

→ 혼자만 한 일인 양 제 자랑을 늘어놓는다

→ 혼자 이루어낸 양 제 자랑을 늘어놓는다

→ 혼자서 다했다는 듯이 제 자랑을 늘어놓는다

《한승헌-그날을 기다리는 마음》(범우사,1991) 23쪽


나만의 일을 즐기리라

→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리라

→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리라

→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리라

→ 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리라

→ 내 깜냥껏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리라

→ 내 재주껏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리라

→ 내 일을 즐기리라

→ 나한테 주어진 일을 즐기리라

→ 내 일과 삶을 즐기리라

→ 내가 걷는 이 길을 즐기리라

《김영갑-섬에 홀려 필름에 미쳐》(하날오름,1996) 204쪽


경쟁만의 세상에서 죽도록 달려야 한다면

→ 경쟁만 있는 세상에서 죽도록 달려야 한다면

→ 경쟁만 판치는 나라에서 죽도록 달려야 한다면

→ 경쟁만 넘치는 곳에서 죽도록 달려야 한다면

→ 경쟁만 울렁거리는 이 땅에서 죽도록 달려야 한다면

《리영희-스핑크스의 코》(까치,1998) 132쪽


모처럼 만의 햇살이다

→ 모처럼 보는 햇살이다

→ 모처럼 나온 햇살이다

→ 모처럼 구경하는 햇살이다

→ 모처럼 쬐는 햇살이다

《현진-삭발하는 날》(호미,2001) 115쪽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려 하는 것이고

→ 아이들은 저희 세계를 가지려 하고

→ 아이들은 저희만 있는 나라를 가지려 하고

→ 아이들은 저희만 즐기는 나라를 가지려 하고

→ 아이들은 혼자 노는 한때를 누리려 하고

《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소비에 중독된 아이들》(미래의창,2002) 39쪽


찬찬히 나만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찬찬히 나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 찬찬히 바로 나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 찬찬히 나와 속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 찬찬히 내 속마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 찬찬히 속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솔,2003) 22쪽


저는 저만의 그림을 그릴 거예요

→ 저는 제 그림을 그릴 생각이에요

→ 저는 오직 제 그림을 그리겠어요

→ 저는 저대로 그림을 그리려고요

《바바라 쿠니/이상희 옮김-해티와 거친 파도》(비룡소,2004) 39쪽


자신들만의 고유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던 질서

→ 저희한테만 고유하게 있다고 말해 왔던 질서

→ 저희한테만 있다고 말해 왔던 질서

《그랑빌/햇살과나무꾼 옮김-그랑빌 우화》(실천문학사,2005) 13쪽


자신들만의 특권을 유지하려는 것을 보았을 때

→ 저희들만이 특권을 누리려는 모습을 보았을 때

→ 저희들만 따로 권리를 누리려는 모습을 보았을 때

→ 저희끼리만 잘살려는 모습을 보았을 때

→ 오로지 저희끼리만 잘 먹고 잘살려는 모습을 보았을 때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114쪽


나만의 시간이란 게 없어요

→ 나만 있는 시간이 없어요

→ 나 혼자 있는 틈이 없어요

→ 나 홀로 있을 겨를이 없어요

→ 나 혼자 있기 어려워요

→ 내 말미가 없어요

《로랑 고데와 세 사람/백선희 옮김-다섯 손가락 이야기》(산하,2007) 57쪽


나만의 책

→ 내 책

→ 오직 내 책

→ 나 혼자 누리는 책

→ 나만 가진 책

→ 나한테만 있는 책

→ 나한테만 하나 있는 책

→ 나한테만 있는 하나뿐인 책

《이세 히데코/김정화 옮김-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청어람미디어,2007) 54쪽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혼자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혼자만 이겨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혼자만 치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바야시 데루유키/여영학 옮김-앞은 못 봐도 정의는 본다》(강,2008) 94쪽


자기만의 생각과 사상을 갖고 있지요

→ 제 생각이 있지요

→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지요

→ 저 나름대로 생각을 하지요

→ 제 깜냥껏 생각을 하지요

《국제앰네스티/김태희 옮김-우리는 모두 소중해요》(사파리,2008) 6쪽


어렸을 적 친구와 오랜만의 재회

→ 어렸을 적 친구와 오랜만에 다시 만남

→ 어렸을 적 동무와 오랜만에 다시 만나기

《니노미야 토모코/고현진 옮김-음주가무연구소》(애니북스,2008) 105쪽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좋다

→ 가끔은 혼자 있는 때가 좋다

→ 가끔은 혼자만 있는 때가 좋다

《서향 엮음-유럽 골목 여행》(숲속여우비,2016)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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