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818 : 넋 영혼
내 영혼은 직전까지 넋 놓고 있던 자신을
→ 내 넋은 코앞까지 멍하니 있던 나를
→ 내 마음은 얼마 앞서까지 멀거니 있던 나를
영혼(靈魂) : 1. 죽은 사람의 넋 2. 육체에 깃들어 마음의 작용을 맡고 생명을 부여한다고 여겨지는 비물질적 실체
넋 : 1.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몸을 거느리고 정신을 다스리는 비물질적인 것 2. 정신이나 마음
한자말 ‘영혼’은 큰 틀로 본다면 한국말 ‘넋’을 가리킵니다. “내 영혼은 직전까지 넋 놓고 있던”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그런데 ‘영혼’은 ‘영 + 혼’이기도 하니, 사람들이 ‘영혼·영’을 헷갈릴 수밖에 없고, ‘혼·혼백’을 놓고도 헷갈릴 만하다고 느껴요. 한국말로 알맞게 가리키려 하지 않고 온갖 한자말을 다 끌어들이니까 말이지요. ‘영혼·영’은 ‘넋’을 가리키면서, 때로는 ‘마음’을 가리키는 자리에도 쓰입니다. ‘혼·혼백’은 ‘얼’을 가리킨다고 할 만해요. 이래저래 한국말하고 한자말을 함부로 섞지 말고, 한국말로 또렷하고 알맞게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12.1.나무.ㅅㄴㄹ
내 영혼은 직전까지 넋 놓고 있던 자신을 탓하거나 덤벙대는 그의 짝에게 화를 내는 대신
→ 내 넋은 코앞까지 멍하니 있던 나를 탓하거나 덤뱅대는 그이 짝꿍한테 성을 내지 않고
→ 내 마음은 조금 앞서까지 멀거니 있던 나를 탓하거나 덤뱅대는 그이 짝꿍한테 성을 내기보다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장석훈 옮김-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2016) 11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