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813 : 삶과 실천
자비를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 사랑을 실천하게 되었다
→ 사랑을 몸으로 옮겼다
→ 사랑하며 살 수 있었다
실천(實踐) :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함
실제로(實際-) : 거짓이나 상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행하다(行-) : 어떤 일을 실제로 해 나가다
현실적(現實的) : 1. 현재 실제로 존재하거나 실현될 수 있는 2.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이익 따위를 우선시하는
한자말 ‘실천’은 “실제로 행함”을 뜻한다는데, ‘행하다’는 “실제로 하다”를 뜻한다니, 겹말풀이가 됩니다. ‘실제로’는 ‘현실적으로’를 가리킨다지만, ‘현실적’은 ‘실제로’ 이루거나 있는 모습을 가리킨다니 돌림풀이예요. 이 대목에서 찬찬히 헤아려 보면, ‘실제로 행하는’ 일이란 ‘사는(살아내는)’ 일이라 할 수 있어요. 어느 모로는 ‘실천(실천하다) = 함(하다) = 삶(살다)’이 된다고 할 만해요. “그렇게 실천했니?”는 “그렇게 했니?”나 “그렇게 살았니?”나 “그렇게 살아냈니?”로 손볼 수 있거든요. “그 일을 실천했니?”는 “그 일을 했니?”나 “그 일을 하며 살았니?”로 손볼 수 있고요.
삶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실천이라 할 수 없어요. 이 보기글은 ‘실천’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사랑을 실천하게 되었다”로 손볼 노릇이고, 딱히 한자말을 안 써도 된다면 “사랑을 몸으로 옮겼다”나 “사랑을 온몸으로 옮겼다”로 손볼 수 있으며, “사랑하며 살 수 있었다”나 “사랑을 삶으로 펼칠 수 있었다”나 “사랑으로 하루를 살 수 있었다”처럼 적어 볼 만합니다. 2016.11.29.불.ㅅㄴㄹ
자비를 생각으로만 베푸는 게 아니라 자비를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 사랑을 생각으로만 베풀지 않고 온몸으로 옮기는 하루를 살았다
→ 사랑을 생각으로만 베풀지 않고 온몸으로 살아낼 수 있었다
→ 사랑을 생각으로만 베풀지 않고 삶으로 펼칠 수 있었다
《진엽-개.똥.승.》(책공장더불어,2016) 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