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삶 배우의 삶
배종옥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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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롭게 ‘배우는’ 배종옥이라는 ‘배우’

― 배우는 삶 배우의 삶

 배종옥 글

 마음산책 펴냄, 2016.10.20. 13000원



  배우 배종옥 님이 책을 한 권 내놓았습니다. 《배우는 삶 배우의 삶》(마음산책,2016)이라는 이름입니다. 고흥에서 서울로 마실을 간 길에 책방을 들렀다가 이 책을 보고 선뜻 집었습니다. 배우가 쓴 책이기 때문에 집지 않았습니다. 배우 배종옥 님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지도 않습니다. 책이름에 끌렸습니다. “배우는 삶 배우의 삶”이라는 이름이 재미나게 얽히면서 여러모로 생각을 이끌었어요.


  먼저 ‘배우 = 삶(배우는 삶)’이면서 “배우는 삶(배움으로 짓는 삶)”이라는 이름이 배우스럽게 재미나고 살뜰히 이야기를 들려주는구나 싶어요. “배우라고 하는 삶(배우의 삶)”이란 이 재미난 말마디처럼 “늘 새롭게 배우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는 대목도 느낄 수 있어요.



난 꿈을 꾸었다. 저렇게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고. 극건 내가 생애 처음 전적으로 반한 세계였다 … 형제들은 내가 사범대학을 졸업해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착실한 남편 만나서 결혼을 하고 대개 그렇듯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기를 원했다. 난 선생님이 되는 것도 물론 좋았다. 그렇지만 연극영화과에 가서 그 무대에 단 한 번이라도 꼭 서 보고 싶었다. (20쪽)



  배종옥 님은 그냥그냥 수수한 집안에서 태어난 막내딸이라고 합니다. 언니 오빠는 동생 배종옥 님한테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기를’ 바랐따고 합니다. 배종옥 님은 고등학생 적에 연극을 처음으로 보았고, 연극 무대와 연극 배우한테 흠뻑 빠져들었다고 해요. 갓 생긴 학교에서 연극부를 열어 보기는 했으나 연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도 몰랐다고 합니다. 이러면서 조그맣게 꿈을 키웠대요. 대학교는 연극영화과로 가서 무언가 더 ‘배워’ 보겠다고 말이지요.



나는 엄청난 학구열로 들끓는 인간형은 아니다. 단지 부족함을 느꼈을 뿐이다. (119쪽)


공부를 꼭 책상에서 책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친구들이 춤을 잘 추기 위해서 춤 연습을 하고,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 노래 연습을 하는, 그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 공부다. (123쪽)



  더 ‘배우’겠다고 하는 다짐은 엄청난 ‘학구열’은 아니라고 밝힙니다. 배우로 살고 싶으니 그저 더 ‘배우’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요. 연기도 연극도 연속극도 하나도 모르는 채 얼결에 방송 연속극에서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 섰다고 하는데, 도무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방송국에서 눈총하고 눈치를 받고, 시청자한테서는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설 수 없고, 또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조차 몰랐다고 해요. 이때에 여러 선배가 넌지시 도움말을 들려주었고, 이 도움말을 받아먹으면서 ‘어떻게 선 무대인데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는 이 자리를 안 놓치겠다’는 마음으로 ‘새로 배우는’ 몸짓이 되어 연기를 해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새 배움과 새 몸짓(연기)은 곧 사람들한테도 동료 배우한테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학점이 짠 교수였단다 … 현장은 냉혹하다. 보호받는 습성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작업하는 현장을 피부로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1분이라도 늦으면 지각, 결석 불가, 과제는 필수’가 내 원칙이었다. (183쪽)



  배종옥 님은 어느새 열 해 남짓 ‘교수’로 학생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연기도 연기이지만, 연기를 꿈꾸는 젊은이한테 ‘연기란 무엇인가’를 가르친다고 해요. 무대가 아닌 강단에 선 배종옥 님은 젊은 학생한테 늘 “배우는 삶”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배우는 삶 배우의 삶》이라는 책에 적힌 이름처럼, “배우 = 삶”이요 “배우는 늘 새로 배우는 삶”이라는 대목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진짜 배우가 될 수 있을까. 다시 스스로 대답해 본다. 꿈을 소중히 가꿔야 한다. 꿈에 지지 않았으면 한다. 비록 그 시간이 지난하더라도 산 한가운데 물을 주는 심정으로 간절히. (184쪽)



  배우이기에 배우지는 않는다고 느껴요. 배우도 배우는 삶이요, 배우 아닌 여느 사람들도 배우는 삶이라고 느낍니다. 아이도 배우는 삶이고, 어른도 배우는 삶이라고 느껴요. 학교에서 학생뿐 아니라 교사도 배우는 삶이에요. 저마다 새롭게 배우는 삶이고, 언제나 스스로 새로운 길을 배우는 삶이라고 느껴요.


  밥을 지을 적에도 날마다 맛나면서 새롭게 짓자는 마음과 손짓을 배워요. 빨래를 하고 비질이나 걸레질을 할 적에도 늘 새롭게 씩씩하게 즐겁게 집일을 하는 몸짓을 배워요. 배울 수 있기에 오늘 하루가 새로워요. 배우는 마음이 되기에 늘 싱그러이 웃는 하루가 되겠지요. “배우는 배우”인 배종옥 님이 무대와 강단에서 앞으로 새롭게 펼칠 이야기를 곰곰이 그려 봅니다. 앞으로 할머니 배우나 할머니 교수로 삶을 지으실 적에도 늘 새롭게 배우시기를 빌어 봅니다. 2016.11.16.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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