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투 107 : 음식이 만들어지다 (음식을 만들다)



음식이 만들어진다 … 음식을 만들기 위한

→ 밥이 나온다 … 밥을 지을 때 쓰는

→ 밥을 짓는다 … 밥을 차릴 때 쓰는

→ 밥을 한다 … 밥을 할 때 쓰는


음식(飮食) :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

만들다 : 1. 노력이나 기술 따위를 들여 목적하는 사물을 이루다

밥 : 1.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 2. 끼니로 먹는 음식

짓다 : 1. 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



  한국말사전에서 ‘만들다’를 찾아보면 첫째 뜻풀이 첫 보기글로 “음식을 만들다”를 싣습니다. 요즈음은 “밥을 만들다”나 “음식을 만들다”처럼 한국말을 잘못 쓰는 분이 무척 많아서, 마치 ‘잘못 쓰는 말투가 더는 잘못이 아닌 관용구처럼 퍼지는구나’ 싶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한국말사전마저 한국말을 제대로 다루지 못합니다. ‘만들다’는 우리가 먹는 밥을 짓는 자리에는 쓰지 않습니다.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나, 종이를 오려 장난감을 ‘만든다’처럼 써요. 밥을 마련할 적에는 ‘짓다’나 ‘하다’ 같은 낱말을 써요. 그런데 ‘짓다’를 한국말사전에서 살피면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로 풀이합니다. 엉뚱한 돌림풀이일 뿐 아니라 잘못된 말풀이입니다. 더욱이 ‘음식’은 ‘밥’으로 풀이하고, ‘밥’은 ‘음식’으로 풀이하는 한국말사전 얼거리예요. 이러다 보니 “음식을 만들다”뿐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지다” 같은 번역 입음꼴 말투까지 나타나는구나 싶어요. 2016.10.28.쇠.ㅅㄴㄹ



부엌, 그리고 키친과 퀴진에서는 음식이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각종 시설들, 도구들이 가득 차 있다

→ 부엌, 키친, 퀴진에서는 밥이 나온다. 이곳에는 밥을 지을 때 쓰는 여러 살림과 연장이 가득 있다

→ 부엌과 키친과 퀴진에서는 밥을 짓는다. 이곳에는 밥을 차릴 때 쓰는 온갖 살림과 연장이 가득 있다

→ 부엌이나 키친·퀴진에서는 밥을 한다. 이곳에는 밥을 할 때 쓰는 온갖 살림과 연장이 가득 있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35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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