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흡족 洽足
마음이 흡족하다 → 마음이 흐뭇하다
흡족한 미소를 띠다 → 흐뭇한 웃음을 띠다
며느릿감이 마음에 흡족하였다 → 며느릿감이 마음에 쏙 들었다
흡족히 여기다 → 흐뭇이 여기다 / 좋게 여기다
마음에 흡족히 드는 것이 → 마음에 넉넉히 드는 것이
‘흡족(洽足)’은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 ≒ 흡만”을 뜻한다고 합니다. “흡만(洽滿) = 흡족(洽足)”이라 하는데, ‘흡만’ 같은 한자말을 쓰는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 이런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만족(滿足)’은 “1. 마음에 흡족함 2. 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흡족 = 넉넉하여 흡족함’으로 풀이하는 꼴입니다. 겹말풀이입니다. 더군다나 ‘만족’이라는 한자말을 “충분하고 넉넉함”으로 풀이하는데, ‘충분(充分)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를 뜻한다고 해요. “충분 = 넉넉하고 넉넉함”으로 풀이하는 꼴이니, 이 또한 겹말풀이가 되고 말아요. 다시 말하자면, 한국말은 ‘넉넉하다’ 하나이면 넉넉한 셈이요, 이를 온갖 한자말로 바꾸어서 쓸 까닭이 없다는 뜻입니다. 2016.10.12.물.ㅅㄴㄹ
우리는 자기가 다른 사람을 닮는다는 것에 흡족해 해서는 안 됩니다
→ 우리는 스스로 다른 사람을 닮는다는 것에 기뻐해서는 안 됩니다
→ 우리는 내가 다른 사람을 닮는다 할 때에 좋아해서는 안 됩니다
《버스카 글리아/허문순 옮김-나를 찾기 위하여》(자유문학사,1987) 23쪽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도 마음이 흡족했어요
→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도 마음이 넉넉했어요
→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도 마음이 들었어요
→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도 마음이 좋았어요
→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도 흐뭇했어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에밀의 크리스마스 파티》(논장,2002) 38쪽
자전거가 삶의 작은 행복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흡족할 듯싶다
→ 자전거거 삶에 작은 기쁨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면 이대로 좋을 듯싶다
→ 자전거거 삶에 작은 기쁨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면 넉넉할 듯싶다
→ 자전거거 삶에 작은 즐거움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면 흐뭇할 듯싶다
《김준영-자전거홀릭》(갤리온,2009) 머리말
흡족한 표정을 지을 때
→ 흐뭇한 얼굴을 지을 때
→ 마음에 드는 낯빛을 지을 때
→ 좋다는 얼굴을 지을 때
《황풍년-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행성B잎새,2016) 1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