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86 : 일을 작파
일을 작파하고
→ 일을 그만두고
→ 일을 그치고
→ 일을 끝내고
→ 일을 놓고
작파(作破) : 1. 어떤 계획이나 일을 중도에서 그만두어 버림 2. 무엇을 부수어 버림
그만두다 : 1. 하던 일을 그치고 안 하다 2. 할 일이나 하려고 하던 일을 안 하다
그치다 : 1. 계속되던 일이나 움직임이 멈추거나 끝나다 2.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이 어떤 상태에 머무르다
멈추다 : 1. 사물의 움직임이나 동작이 그치다 2. 비나 눈 따위가 그치다 3. 사물의 움직임이나 동작을 그치게 하다
‘작파’라는 한자말은 ‘일(作) + 그만두다(破)’ 꼴이기에 “일을 그만두다”를 가리키니, “일을 작파하고”처럼 쓰면 겹말이 됩니다. 한자말을 쓸 생각이라면 ‘작파하고’라고만 쓸 노릇인데, 말뜻 그대로 쉽게 “일을 그만두고”나 “일을 그치고”로 손볼 때에 한결 낫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에서 ‘작파’를 찾아보면 “공장 일을 작파하고 집에서 쉬고 있다”나 “생업을 작파하고”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모두 겹말로 잘못 쓴 보기글입니다. 이런 글월은 “공장에서 작파하고 집에서 쉰다”나 “공장 일을 그치고 집에서 쉰다”라든지 “생업을 그만두고”나 “먹고사는 일을 그만두고”로 손질해 줍니다. 그리고 한국말사전에서 ‘그만두다’를 찾아보면 ‘그치다’로 풀이하고, ‘그치다’는 다시 ‘멈추다’로 풀이하는데, ‘멈추다’는 ‘그치다’로 풀이하는 돌림풀이 얼거리입니다. 2016.9.16.쇠.ㅅㄴㄹ
서둘러 하던 일을 작파하고 뒤따라 나섰다
→ 서둘러 하던 일을 그만두고 뒤따라 나섰다
→ 서둘러 하던 일을 그치고 뒤따라 나섰다
《황풍년-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행성B잎새,2016) 9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