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대부 계약 (사진책도서관 2016.8.1.)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고흥교육지원청에 다녀옵니다. 2016년 9월 11일부터 2017년 9월 10일까지 옛 흥양초등학교(폐교) 건물을 빌려서 도서관으로 쓰려는 대부계약서를 쓰기로 합니다. 옛 흥양초등학교 건물을 한 해 동안 빌리면서 내는 삯(대부료)는 세금까지 더해서 1,172,600원이라고 합니다. 다달이 낸다면 작은 돈일 테지만, 한몫에 몰아서 낸다면 목돈일 테지요. 8월 1일에 계약서를 쓰는데, 8월 10일까지 삯을 먼저 내야 하니, 이동안 책을 신나게 팔아서 목돈을 마련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마침 요즈음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 퍽 널리 사랑을 받으니 한 해치 건물삯을 즐겁게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이주에 건물삯을 내고 이듬해 2월에는 교육시설재난공제회 보험비를 내야 한다는군요.


  아침에 전화를 받고서 바지런히 아침을 차려서 아이들 먹이고, 빨래도 바지런히 하고, 이모저모 집안일을 마무리짓고 낮 두 시 군내버스를 겨우 잡아타고서 읍내로 나갔습니다. 땡볕이 가장 뜨거울 때에 읍내 버스역에서 교육청까지 이십 분 남짓 걸었는데, 이렇게 걸으며 가만히 생각을 기울였어요. 올해까지 아홉 해째 서재도서관을 꾸렸고, 곧 열 해째 서재도서관을 꾸리는데, 앞으로 어떤 걸음이 되어야 할는지, 이 같은 서재도서관이 맡을 수 있는 구실이 무엇인지, 이 서재도서관이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서 이웃님한테 어떤 ‘도서관학교’ 노릇을 할 만한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땡볕을 걸으니 땡볕을 땡볕으로 느끼지 않으면서 땀도 안 흘렸습니다.


  도서관 어귀에 우뚝 선 아왜나무는 한여름을 맞이해서 잎사귀가 반짝반짝합니다. 마을 어귀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에 마을 할배 한 분이 줄줄이 심은 배롱나무는 어느새 분홍빛 고운 꽃을 터뜨립니다. 고마운 마음과 고운 마음을 하늘숨으로 여겨 반가이 맞이하자고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