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들마실이나 숲마실을 할 적에 문득 큰아이가 외칩니다. “우리 시골에 살아서 좋다! 앞으로도 시골에 살자!”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차츰 몸이 자라고 철이 들면서 생각이 더 넓으면서 깊게 열린다고 느낍니다. 이제 이 아이들은 우리를 둘러싼 터전을 한결 그윽하게 바라보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도시에는 큰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나 이모나 이모부나 외삼촌이 살지만, 또 여러 이웃님이 살지만, 도시로 나들이를 갈 적마다 노래도 못 부르고 뛰거나 달리지도 못하는 줄 알아요. 자동차도 많을 뿐더러, 버스나 전철에서 ‘노래를 하면 안 되는’ 일을 견디기 어려워 합니다.


  흔히 일컫는 공공질서이니까 버스나 전철에서 ‘노래를 하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보다는 ‘나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다른 사람은 노래를 듣고 싶지 않을’ 수 있으니 조용하고 얌전히 다니자고 말하는데, 이 말을 아이들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요. 왜냐하면 시골에서는 군내버스에서 노래를 불러도 좋아하거나 귀여워하는 할머니나 이웃도 있고,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면서 얼마든지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조용한 유월 한낮에 아이들 노랫소리와 놀잇소리를 들으며 나도 함께 노래해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2016.6.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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