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하고 글도 쓰고 일도 하고



  밥도 하고 글도 쓰고 일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마감까지는 아니지만 새달에 펴내려고 하는 책에 깃들 글을 손질하느라 바쁘게 하루가 흐르면서도 이 새봄에 밭일도 하고, 서재도서관도 손질하고, 아이들하고도 놀고, 아직 어설픈 집살림도 다스린다. 이러면서 새로운 글도 쓴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다 보니, 여러 가지를 조금씩 만진다. 조금씩 만지면서 하는 일이다 보니 ‘뭔가 뚜렷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알아채기는 어렵지만, 하루하루 흐르는 동안 어느덧 테두리가 잡히고 그림이 드러난다. 제비와 딱새와 참새와 직박구리와 검은등지빠귀……를 비롯한 온갖 새들이 지저귀면서 기운을 북돋우는 아침에 기지개를 켜면서 더 힘을 내려 한다. 2016.4.25.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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