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ㄹ) 글손질(교정)을 다시금
아직 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나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사전》이라고 임시로 이름을 붙인 새로운 책을 놓고 눈이 빠지게 글손질을 다시금 한다. 오늘은 (ㄱ∼ㄹ)을 마쳤다. 이튿날이나 주말에 나머지도 교정지가 나올 테니, 또 뒤쪽을 신나게 글손질을 해야 할 테지.
글손질을 하려면 오직 이 교정지만 들여다보아야 하기 때문에 괜히 내 마음이 뾰족뾰족거린다. 걸핏하면 집에서 골을 부린다. 아무래도 글손질에 온마음을 못 쏟고, 밥도 짓고 빨래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로구나 싶다. 이러면서 밭을 더 일구어야 하는데 밭일에도 손을 제대로 못 쓰니,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또 골을 부리네 하고 깨닫는다.
(ㅁ∼ㅎ) 교정지가 나오면 하루쯤 집에서 나와 읍내 피시방에라도 가서 조용히 일을 해야 할까 하고도 생각해 본다. 나 스스로도 그렇고, 아이들하고 곁님한테도 너무 미안하다. 2016.4.1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