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부터 ㅊ, 이제 ㅋ



  나흘째 ‘사전 원고 손질’을 한다. 이제 곧 나올 새로운 사전이기에 더 꼼꼼히 살피느라 나흘째 걸린다. 말을 다루는 책을 살피니, 자꾸 새로운 말을 더 볼 수밖에 없고, 일은 더디다. 그렇지만 나흘째에 이른 오늘, 드디어 ㅊ을 지나 ㅋ으로 넘어선다. 이렇게 보다가도 다시 ㄱ이나 ㄴ이나 ㄷ으로 돌아가서는, 앞에서 갈무리하거나 손질한 대목을 또 보태고 다듬고 손질한다.


  눈코 뜰 사이 없이 글손질을 하느라, 아이들 밥차림이 허술해질 수 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더 오래 놀아야 한다. 살짝 숨을 돌리고 머리를 식혀야겠다. 등허리를 편 뒤 아이들하고 한동안 논 다음, 새롭게 기운을 내어 ㅎ까지 씩씩하게 나아가야지. 이 일을 다 마치면 옥수수알을 불려서 옥수수씨도 뒤꼍에 기쁘게 심어야지. 2016.3.3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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