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나 삶 이야기를 쓰면서
차근차근 글살림과 사진살림 붇는
수수한 재미를 이곳에서 느끼며
제법 긴 해를 보냈으나
언제부터인가 이곳 알라딘서재가
그런 수수한 재미하고 동떨어졌다.
옛말에 중이 절집을 떠날 노릇이라 했는데
가만히 보면,
'중'하고 '절집'이라는 얼거리에서
"절집에 깃드는 사람"을
'중'으로 보느냐 '땡중'으로 보느냐 '스님'으로 보느냐는
참 다르구나 하고 느낀다.
나그네를 '나그네'로만 볼 수 있고
'손님'이나 '길손'이나 '길손님'으로 볼 수 있지만
'동냥꾼'이나 '가난뱅이'로도 볼 수 있겠지.
남이 어떻게 보느냐는 대수롭지 않다.
그렇다고 이 작은 글터를
하루아침에 없애지는 못 한다.
책 하나를 놓고 쓴 글이
그 책들한테 사랑 어린 손길이 닿도록 하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니까.
그저 이제 이곳
알라딘서재는
가벼운 곳으로 두기로 한다.
내가 찍은 사진을 누리그물에 띄울 적에
으레 '알라딘서재 주소'를 맨위에 넣곤 했는데
오늘부터는 '알라딘서재 주소'는 아예 빼기로 한다.
진작 이리 했어야 하는데
이제서야 한다.
너무 게을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