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꽂을 때 (사진책도서관 2016.3.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우리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 아닌 서재도서관(개인도서관)입니다. 나라나 지자체에서 도서관 살림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나라나 지자체에서도 서재도서관을 도와주는 제도를 마련할는지 모르겠으나, 아직 이런 제도는 없습니다. 책꽂이를 새로 짜든 책을 새로 사들이든 우리 스스로 모두 마련합니다. 그래서 책꽂이나 책을 들일 적에 살짝 고단하기도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우리가 마음을 기울이는 책을 즐겁게 둘 수 있어요. 퍽 묵은 책도 스스럼없이 책꽂이에 놓을 수 있고요.


  새로 나온 책은 사람들 손길을 타면서 차츰 ‘헌책’으로 바뀝니다. 헌책이란 “낡은 책”이 아니라 “손길을 타며 읽힌 책”이니, 어느 도서관이든 책냄새는 “사람들 손길 냄새”이리라 봅니다.


  그동안 책꽂이를 꾸준히 늘렸기에 처음에는 꽤나 빽빽하게 꽂은 책을 살짝 느슨하게 펼쳐 봅니다. 책겉이 환히 드러나면 한결 재미있는 이야기가 솟는 묵은 책이 많습니다. 우리 서재도서관은 ‘묵은 책을 손으로 만지면서 살필 수 있는’ 전시관과 같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참말로 모든 책은 아무리 낡거나 삭아도 손길을 타야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느끼거든요. 손길을 타지 못한 채 유리 진열장에 갇히는 책은 책다운 숨결을 잇기 어렵다고 느껴요.


  책을 새로 꽂을 때마다 이 책 하나를 이곳에 둘 수 있어서 즐거우면서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두 손으로 만지면서 살필 손님을 기다리면서 즐겁고, 이 책을 이곳에 둘 수 있도록 알뜰히 엮어서 펴낸 글쓴이와 출판사가 고맙습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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