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촛불 일기 (2016.2.26)



  작은아이가 조용히 자기에 전깃불을 끄고 촛불을 켠다. 큰아이는 촛불에 기대어 오늘 이야기를 적는다. 이른바 일기를 쓴다. 촛불은 어두울까? 아니, 안 어둡다. 촛불만 켜 놓고 가만히 지켜보면 이 촛불 하나도 몹시 밝은데, 밝을 뿐 아니라 따뜻하다. 전깃불하고는 사뭇 다른 불결이라고 할까. 참말 저녁에는 촛불로 밝히는 이야기가 흐르면 따스하면서 너그럽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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