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집으로
집으로 간다. 나들이를 다니고서 기쁘게 집으로 온다. 집으로 간다. 사뿐사뿐 마을 한 바퀴를 달리면서 놀고 난 뒤에 집으로 온다. 집으로 간다.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바람을 마신 우리는 집으로 온다. 함께 집으로 가면서 문득 생각해 본다. 우리가 가는 길은 모두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바깥마실을 한다지만, 바깥마실을 하는 뜻은 집으로 돌아오려는 뜻이 아닐까? 아무리 멀리 걸음을 하든, 아무리 집을 떠나서 어디론가 돌아다니든, 우리는 참말로 집으로 오려고 이 길을 걷는 셈 아닐까? 집 바깥에서 일을 할 적에도 집으로 돌아와서 살림을 꾸리려는 몸짓이지 않을까? 2016.2.2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