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우리 집에서만 놀기



  설날에 우리 집에서만 논다. 설날을 앞두고 아이들을 이끌면서 나들이를 가려고 생각해 보았으나 오늘(2.6)이 되기까지 찻삯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니 설날에 우리 집에서 조용히 지내야지. 아이들은 할머니나 할아버지나 이모나 큰아버지를 만나서 함께 놀지 못하는 대목이 아쉽다고도 하지만 이내 잊고 저희끼리 재미나게 논다. 아침을 먹고 나서 뒤꼍에 올라 흙으로 만두랑 떡을 빚는 놀이를 하면서 깔깔깔 웃는다. 오늘 우리한테 살림돈이 퍽 적어서 설마실을 다니지 못하지만, 오늘 우리한테 있는 기쁨을 고요히 돌아본다. 아침부터 일찌감치 이불을 빨래한다. 포근한 겨울볕은 이불을 잘 말려 주리라. 신나게 비빔질을 하면서 이불 두 채를 빤다. 434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