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시집 읽기
시집 한 권 꺼낸다.
큰아이는 그림책을 펼친다.
작은아이는 창밖을 본다.
대화역서 고속터미널역 가는
기나긴 전철길
어느새 두 권째 시집 꺼내고
작은아이는 누나 그림책 가로챈다.
둘이 아옹다옹 툭탁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랫동안 앉으니 힘들단다.
이제 세 권째 시집
두 아이 노는 모습 보다가
시 한 줄 읽다가
아이들이 묻는 말에 대꾸하다가
시 두 줄 읽다가
문득 고개 들어 둘레를 살피니
곧 내릴 곳이네.
찬찬히 짐을 꾸린다.
고흥으로 돌아갈 버스 타자.
2015.11.30.달.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