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시집 읽기



시집 한 권 꺼낸다.

큰아이는 그림책을 펼친다.

작은아이는 창밖을 본다.


대화역서 고속터미널역 가는

기나긴 전철길


어느새 두 권째 시집 꺼내고

작은아이는 누나 그림책 가로챈다.


둘이 아옹다옹 툭탁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랫동안 앉으니 힘들단다.


이제 세 권째 시집

두 아이 노는 모습 보다가

시 한 줄 읽다가

아이들이 묻는 말에 대꾸하다가

시 두 줄 읽다가


문득 고개 들어 둘레를 살피니

곧 내릴 곳이네.

찬찬히 짐을 꾸린다.

고흥으로 돌아갈 버스 타자.



2015.11.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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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6-01-31 23:46   좋아요 0 | URL
2월에는 한 번 다시 바깥마실을 아이들을 데리고 해야 할 텐데
찻삯부터 아직 마련을 못 하네요.
아이들은 기나긴 버스를 타고, 전철도 타 보고
큰아버지나 할머니나 이모나
반가운 어른들을 만나면서 아주 신나게 놀아요.

고흥은 읍내조차 한국에서 대단히 외져서 고즈넉한
재미난 곳이에요.

그나저나 서울에 가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니거나 달리거나
노래하거나 쿵쿵거릴 수 없으니
`얼른 집(고흥)으로 돌아가자`고 노래합니다.. ㅋㅋㅋ

비로그인 2016-02-01 06:4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그림인 듯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흐뭇한 표정입니다....

2016-02-01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