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85] 입가심, 주전부리, 볼가심



  밥을 즐겁게 차려서 먹은 뒤에는 밥상을 치우지요. 빈 밥그릇을 개수대로 옮겨서 설거지를 할 테고요. 어머니나 아버지가 설거지를 할 수 있고, 어린이가 설거지를 도울 수 있습니다. 행주로 밥상을 닦아서 깨끗이 하고는, 다음에 먹을 밥을 생각하며 즐겁게 기운을 내어 놀 테지요. 또는 책을 펴서 읽거나 공부를 할 테고요. 때로는 밥을 다 먹고 나서 밥상을 곧장 치우지 않기도 해요. 입이 심심하다든지 밥상맡에서 이야기를 더 나누려 할 적에는 가볍게 ‘입가심’이나 ‘입씻이’를 합니다. 주전부리를 살짝 먹으면서 즐겁게 밥차림을 마무리합니다. 능금 한 쪽을 먹는다든지 케익 한 조각을 먹는다든지 감 한 알이나 수박 한 조각을 먹을 수 있어요. 영어로는 ‘디저트’라고 하고, 한자말로는 ‘후식’이라고 하니까, 이런 주전부리는 ‘뒷밥’이라고도 할 만합니다. 주전부리는 끼니가 아닌 먹을거리를 가리키는데, 들에서 흝는 까마중이나 찔레싹이나 감꽃도 주전부리예요. 이와 달리 ‘군것질’은 집 바깥에서 돈을 치러서 사다가 즐기는 가벼운 먹을거리를 흔히 가리킵니다. 밥을 먹고 나서 물이나 숭늉을 마셔서 입을 헹구면 ‘볼가심’인데, 배고플 적에 아주 가볍게 입맛을 다시듯이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는 일도 ‘볼가심’입니다. 4349.1.2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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