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기계한테 빨래 맡기기



  요 두 달 사이는 빨래를 거의 빨래기계한테 맡겼다. 거의 날마다 손빨래를 하며 살다가 요 두 달 즈음부터는 사흘에 한 차례쯤 빨래기계한테 빨래를 맡기면서, ‘손빨래를 할 겨를’을 아이들하고 지내는 데에 더 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혼자서 살고, 혼자서 사느라 빨랫감이 거의 없다면 구태여 빨래기계를 쓸 일도 없을 테지만, 두 아이가 무럭무럭 크면서 이제 두 아이 옷가지가 꽤 많이 나오는 터라, 학교를 안 보내고 집에서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살림을 꾸리자면 빨래기계한테 빨래를 맡기는 쪽이 슬기롭겠다고 느낀다.


  빨래기계한테 빨래를 맡기니 전기삯이 다른 달보다 더 나오기는 하는데 얼추 2000원이나 3000원쯤 더 나오지 싶다. 그러니까 2000∼3000원쯤을 쓰면서 빨래기계한테 빨래를 맡기면 아이들하고 보내는 겨를이 훨씬 늘어나는 셈이다.


  앞으로 이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찾아오고 다시 여름을 맞이하면, 그때에는 빨래기계한테 다시 안 맡기고 마을 어귀 빨래터로 자주 오갈 생각이다. 큰아이가 아홉 살이 된 만큼, 큰아이가 스스로 비빔질하고 헹굼질을 해 보도록 이끌 수 있고, 여름에는 옷을 다 적시면서 물놀이를 할 수 있으니까. 4349.1.1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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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1-18 08:04   좋아요 0 | URL
슬기로운 방법이라고 생각을 바꾸시니 조금 놀라웠으나 그래도 보기좋네요!
집안일 하나 하나 끝없이 이어지는 일에 매달리면 확실히 아이들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막상 그시간이 돌아와도 쉬이 지치곤하니 이게 뭔가?싶더라구요
암튼 집안일도 쉬엄쉬엄 하시고 아이들 어릴적엔 눈 마주치는 시간이 더 긴 것이 좋을 듯 해요^^

숲노래 2016-01-18 08:32   좋아요 0 | URL
생각을 바꾸는 일은
그냥 바꾸면 되기에
그리 힘들지 않아요.

손빨래야 앞으로 얼마든지 할 만하지만
아이들하고 더 즐거이 배우며 가르치는 겨를은
바로 오늘 아니면 못 하는 일이 많으니
올 한 해 살림과 `집놀이터(집학교)`는
이렇게 새 길로 나아가려고 해요.

모두 다 즐겁게 찬찬히 쉬엄쉬엄!
이렇게 해야지 싶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제가 좀 뒷북처럼 많이 늦게 배우는 셈일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