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아웃케이스 없음
벤 스틸러 감독, 벤 스틸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월터가 꿈꾸면 이루어진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월터 미티라고 하는 사람은 영화 〈월터가 꿈꾸면 이루어진다(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에서 잡지 《LIFE》에서 필름인화를 하는 일을 열여섯 해를 했다고 나옵니다. 월터 미티라고 하는 사람은 어릴 적에 ‘모히칸 머리’도 하고 ‘스케이드 보드’를 매우 잘 탔다고 해요. 그런데 어릴 적에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로는 ‘꿈꾸는 삶’을 잊고 말아요. 때때로 멍때리기를 하기는 하지만 꿈꾸기로는 좀처럼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사진잡지사에서 열여섯 해 동안 필름인화를 맡으면서 한길을 걸었어요.

  월터 미티는 앞으로도 필름에 파묻혀서 ‘사진작가들이 온누리를 누비는 이야기’를 필름으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월터 미티는 스스로 온누리를 누비지는 않고 ‘다른 사람이 온누리를 누비는 이야기’를 먼발치에서 필름으로만 구경하다가 삶을 마무리지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월터 미티한테 큰 고빗사위가 찾아옵니다. 사진잡지 《LIFE》가 더 나오지 못하고 말아요. 인터넷 사회로 크게 구비치면서 바뀌는 물결에 《LIFE》도 더는 어쩌지 못한다고 해요. 《LIFE》를 함께 짓던 모든 사람이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이제 마지막 호를 내놓고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야 하는데, 마지막 호 겉그림(표지사진)이 될 필름이 어디에 있는지 종잡지 못합니다. 이리하여 월터 미티는 ‘마지막 호 겉그림이 될 필름’을 찾으려는 마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험’하고 ‘여행’을 하지요. 어릴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잊고 말았던 꿈을 이제부터 비로소 꾸기로 해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떠난 월터 미티는 그린란드로 갑니다. 그린란드에서 ‘주정뱅이 헬리콥터’를 타면서 목숨줄이 어디로 가는가를 놓고 아찔아찔합니다. 모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으니, 주정뱅이 헬리콥터에서 북극 바다로 뛰어들어야 하지요.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북극 바다에 뛰어든 월터 미티는 상어하고 싸워야 하는데,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어도 여기에서 끝나지 않아요. 아이슬란드로 가야 하고, 아이슬란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두 다리로 달리다가 스케이드 보드를 얻어서 가파른 내리막을 가로지릅니다. 화산이 터지는 곳에서 겨우 벗어나고는, 이제 내전으로 아슬아슬한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지요.

  월터 미티는 오직 필름 한 장을 찾으려고 이런 모험이랑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이 모험이랑 여행을 하면서 차근차근 깨달아요. 왜 사는가 하는 대목을 아주 천천히 느리게 깨닫습니다. 돈 때문에 일자리를 얻어서 살아야 할까요? 삶을 아름답게 누리고 싶어서 일자리도 찾고 돈도 벌어야 할까요? 꿈을 마음에 품고서 기쁜 사랑으로 하루를 누리고 싶어서 돈도 벌거나 일자리를 찾을까요? 월터 미티는 이제껏 어떤 길을 걸었을까요?

  사진잡지 《LIFE》에 실을 겉그림 필름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찾아냅니다. 아니 이 필름은 늘 이곳(그곳)에 있었어요. 사진작가는 바로 월터 미티 코앞까지 와서 넌지시 ‘선물’을 남겼거든요. 다만 월터 미티는 사진작가 한 사람이 이녁한테 준 선물이 무슨 뜻인가를 하나도 몰랐어요. 앞으로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월터 미티 스스로 새로운 꿈을 지어야 한다는 뜻을 조용히 보여주었는데, 월터 미티는 스스로 꿈꾸기를 하지 않은 터라, 사진작가 한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미처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월터 미티는 코앞에 있는 삶이랑 꿈이랑 사랑을 도무지 모르고 살아온 ‘오늘날 모든 사람들’을 나타내는 셈인데, 사진작가 한 사람은 아프가니스탄 어느 깊은 멧자락에서 눈표범을 사진으로 찍을 적에 월터 미티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대목을 고요히 알려줍니다. 무엇인가 하면 바로 ‘내가 나를 사랑하면서 내가 나한테 스스로 선물을 주어야 한다’는 대목을 몸소 보여주지요. 눈표범이 ‘카메라 렌즈’에 잡혔어도 단추를 안 누르면서 그저 지켜보기만 하거든요. 바로 그 한때를 지켜보면서 기쁨을 누리는 몸짓을 월터 미티한테 보여주어요. 월터 미티가 스스로 무엇을 깨닫고 배워서 새 길을 걸어야 하는가를 가르칩니다.

  영화 〈월터가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이 이름 그대로입니다. 월터가 꿈꾸기에 이루어집니다. 월터가 꿈꾸지 않으면 안 이루어집니다. 월터가 꿈꾸기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월터가 꿈꾸기를 하면 스스로 꿈으로 나아갈 삶을 스스로 알고 깨달으며 그대로 나아갑니다. 우리도 누구나 스스로 꿈꿀 때에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어요. 우리도 저마다 스스로 꿈을 지을 때에 새로운 삶으로 거듭납니다. 4349.1.1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영화읽기/영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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