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빙산의


 알고 있는 건 빙산의 일각이야

→ 아는 건 아주 작은 조각이야

→ 아는 건 아주 적어

→ 알지 못하는 숨은 곳이 많아

→ 알지 못하는 데가 훨씬 많아

→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커

→ 모르는 데가 아주 많아

→ 아직 모르는 데가 많아


  ‘빙산(氷山)’은 “1. [지리]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호수나 바다에 흘러 다니는 얼음덩어리 2. 불을 때지 아니하여 몹시 찬 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런 말풀이에서는 “빙산의 일각” 같은 말마디가 어떻게 쓰는가를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빙산의 일각(一角)”은 따로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외부로 나타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씁니다. 그러면 이런 말마디는 어떻게 한국말에 스며들어서 쓰일까요?


  한국말로 하자면 “얼음산 한 조각”일 텐데, 일본말로는 “氷山の一角”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사람이 일본말로 쓰던 말투가 한국말로 들어올 적에 무늬만 한글로 바꾸어 “빙산의 일각”으로 적고 만 셈이에요. 이를테면 “얼음산 귀퉁이”라든지 “얼음산 한 조각”이라든지 “얼음산 작은 조각”처럼 옮길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을 못 하거나 안 하면서 ‘빙산 + 의’ 같은 말투가 퍼졌습니다. 4349.1.11.달.ㅅㄴㄹ



빙산의 일각이다

→ 빙산 가운데 한 조각이다

→ 작은 조각일 뿐이다

→ 아주 작다

→ 얼마 안 된다

→ 몇 가지 안 된다

→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 눈에 안 보이는 데가 있다

→ 숨겨진 것이 있다

《홍선욱·심원준-바다로 간 플라스틱》(지성사,2008) 96쪽


아마 빙산의 일각일 거예요

→ 아마 아주 작을 거예요

→ 아마 작은 조각일 거예요

→ 아마 작은 토막일 터예요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71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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