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형태 5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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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92



작은 곳에서 샘솟는 기쁨

― 목소리의 형태 5

 오이마 요시토키 글·그림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8.31. 5500원



  기쁨은 어디에서 샘솟을까 하고 돌아본다면, 언제나 작은 곳에서 샘솟지 싶습니다. 슬픔은 어디에서 찾아올까 하고 헤아린다면, 늘 작은 곳에서 찾아오지 싶습니다.


  아주 작은 곳에서 기쁨을 느끼고, 이와 똑같이 아주 작은 곳에서 슬픔을 느끼는구나 싶어요. 아주 작은 곳에서 보람을 느끼고, 그야말로 아주 작은 곳에서 괴로움을 느끼지요.



“있잖아, 야쇼는 왜 그때, 날 도와준 거야?” “고2까지의 나였으면 분명 무시했을 거야. 하지만 니시미야를 만난 뒤로 바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20쪽)


‘약이 돼? 그런 거 아냐. 애당초 제대로 큰 건지는 또 무슨 수로 알아? 교복을 보고? 그걸로 날 알았다 이거야?’ (52쪽)



  만화책 《목소리의 형태》 다섯째 권에서는 바로 이 ‘작은 곳’을 다룹니다. 살아가는 기쁨이나 슬픔이 비롯하는 ‘작은 곳’을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거나 느끼거나 알아차리면서 새로운 마음이 되는 삶을 다루어요. 어떻게 하면 서로 동무가 되었다가, 다시 멀어지거나 틀어지는 사이가 되는가 하는 대목을 다루지요. 겉보기로만 동무처럼 지내는지, 아니면 마음을 열고서 서로 어깨를 겯는 사이가 되는지, 이러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작은 곳을 다룹니다.



‘그러고 보니까 가족 말고 딴 애랑 여름방학을 함께 보내는 건 오랜만이네. 별거 아닌 일로 티격태격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게 기뻤던 건지도 몰라.’ (86쪽)


‘카와이 말대로 나는 내 입맛대로 기억을 꾸며댔던 것뿐일까. 안 돼. 알 수가 없어. 생각이 나지 않아. 젠장, 이젠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 (114∼115쪽)



  어느 사람은 작은 곳을 보면서 그야말로 작은 곳에 얽매입니다. 이를테면 겉모습에 얽매여 속마음을 못 읽어요. 어느 사람은 작은 곳을 보면서 그야말로 온 모습을 살필 줄 압니다. 이를테면 아주 작은 몸짓에서 묻어나는 기쁨이나 슬픔을 알아차려서 마음으로 다가서려고 하지요.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 작은 곳을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 작은 일을 합니다. 이 작은 곳 하나에서 모든 실마리가 풀리는데, 바로 이 작은 곳 하나 때문에 실타래가 뒤엉킵니다. 아주 작은 일을 하면서도 살림살이가 빛나고, 아주 작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살림살이가 엉터리로 뒤흔들려요.



‘이시다는 친구들에게 몹쓸 소리를 했다. 내게는 성가신 것을 쫓아버리는 것처럼 보였다.’ (143쪽)


“이시다네 집에서도 보이려나?” “분명 다들 보고 있을 거예요. 다들 같은 걸 보고 있다는 거, 어쩐지 좋네요.” (173쪽)



  크게 마음을 써야 동무가 되지 않습니다. 크게 한턱을 쏘았기에 기쁘지 않습니다. 크게 선물을 주고받아야 신나지 않아요. 커다란 놀이터가 재미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작은 마음씀 하나로 서로 손을 맞잡습니다. 언제나 작은 손길 하나로 서로 따스한 숨결을 나눕니다. 언제나 작은 사랑 씨앗 한 톨을 심으면서 기쁜 삶을 짓는 길을 걸어갑니다. 4349.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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