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맡에 나란히 앉아서



  책상맡에 나란히 앉아서 종이를 펼친다. 우리는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이야기를 종이에 담는다. 코앞에서 바라보는 장난감이든, 저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는 몸짓이든, 맛난 밥이나 주전부리이든, 꽃이나 나무이든, 모두 이 종이에 고이 담는다. 마음속에 꿈이 있기에 비로소 종이를 찬찬히 채울 수 있다. 그림으로 그리든 글로 나타내든, 또는 그림하고 글을 엮어 만화로 드러내든, 먼저 이 종이에 얹고 싶은 생각이 있어야 한다. 생각이 있기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쓴다. 생각을 꿈으로 지어서 펼치려 하기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쓴다. 입으로 말하는 대로 모두 우리 삶이 될 뿐 아니라, 마음에 품은 꿈을 손으로 엮고 빚고 짜고 가다듬고 풀어내면서 언제나 우리 삶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4349.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