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1. 늦가을비



  겨울에 오는 비는 온 들과 숲을 고요히 잠재웁니다. 봄에 오는 비는 온 들과 숲을 푸릇푸릇 보듬습니다. 여름에 오는 비는 온 들과 숲을 싱그럽게 살찌웁니다. 가을에 오는 비는 온 들과 숲을 어떻게 할까요? 첫가을에는 스산하면서도 아직 보드랍고 따순 비라면, 한가을에는 오들오들 살짝 추우면서도 하늘을 씻고 못을 채우는 비입니다. 그리고 늦가을에 내리는 비는 이제 곧 겨울이라는 대목을 알려주면서 온 들하고 숲에서 아직 흙으로 돌아가지 않은 풀을 꽁꽁 얼리면서 얼른 사그라들라는 노래를 들려줍니다. 차디차면서도 싯누렇고 발그레한 빛이 퍼지는 늦가을비 노래입니다. 4349.1.4.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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