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77. 바라보기



  바라보기에 그림을 그린다. 바라보지 않으면 마음으로 스며드는 이야기가 없으니 그림을 그리지 못할 뿐 아니라, 말도 하지 못한다. 별을 바라보기에 별을 느낄 수 있고, 별을 알려고 다가설 수 있으며, 별을 알려고 다가서는 동안 마음속에 어떤 그림을 그릴 만한가를 알아차린다. 애벌레를 바라보지 않고서는 애벌레가 있는 줄조차 알지 못하고, 나무를 바라보지 않고서는 나무가 우리 곁에 선 줄조차 느끼지 못한다. 아이한테 ‘바라보기’를 말하거나 가르치려 한다면, 나도 내가 선 이곳에서 무엇을 바라보는가를 돌아보거나 살피면서 삶을 새롭게 배우겠다는 뜻이 된다고 본다. 나부터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찬찬히 바라보려는 생각을 품어야 하며,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길이 되어야 한다. 어버이 자리이면서 사람 자리인 삶을 바라볼 때에 비로소 첫 걸음을 내딛는다. 4348.12.3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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