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마을 (이시무레 미치코) 녹색평론사 펴냄, 2015.9.1. 16000원
이시무레 미치코 님은 일본에서 수십 권에 이르는 책을 내놓았는데, 한국에는 꼭 두 권만 나온다. 다른 일본 작가는 새로운 책이 나오기 무섭게 번역을 하지만, 이시무레 미치코 님 책은 열 몇 해를 묵은 책도 겨우 번역이 될 동 말 동 한다. 《슬픈 미나마타》가 나온 뒤 비로소 한국말로 나온 《신들의 마을》을 석 달에 걸쳐서 아주 천천히 읽었다. 이분 다른 책이 한국말로 나올는지 안 나올는지 모르기에 천천히 읽기도 했지만, 이 책은 ‘빨리’ 읽을 수 없는 이야기가 흐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미나마타라는 작은 바닷마을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아프고 고단했으며, 이렇게 아프고 고단한 삶이면서도 스스로 목숨줄을 놓지 않고 얼마나 씩씩하면서 사랑스레 살며 ‘독재와 똑같은 일본 정부와 기업’하고 맞서 싸웠는가 하는 발자국을 또렷이 새겨서 드러내는 《신들의 마을》이다. 가만히 보면, 일본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러시아이든 중국이든 ‘돈(기업) 앞에서 흐물거리는 권력(정치)’은 모두 똑같다. 그래서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어리석게 돈줄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하며, 돈다발을 흔들면서 개발이라느니 경제개발이라느니 발전이라느니 들이밀면서 아무 공장이나 건물이나 시설을 조용하고 깨끗한 시골에 함부로 때려지으려고 하는 몸짓이나 군홧발을 처음부터 거스를 수 있을 만큼 씩씩하고 다부져야 한다. 《신들의 마을》을 보면 ‘도쿄대 나온 공무원’이 얼마나 뻔뻔스러운가 하는 대목이 자주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서울대 나온 공무원’이 어떤 모습으로 ‘학교 문턱을 밟은 적 없는 시골사람’을 마주하는지 궁금하다. 이를테면 천성산이나 밀양 같은 곳에서 말이다. 4348.12.1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 신들의 마을
이시무레 미치코 지음, 서은혜 옮김 / 녹색평론사 / 2015년 9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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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미나마타
이시무레 미치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달팽이 / 2007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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