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가 고른 타요 케익
버스나 자동차 장난감이 보이면 꼭 가져야 한다고 여기는 작은아이가 ‘타요 케익’을 골랐다고 한다. 지난주에 일산으로 나들이를 다녀올 적에, 곁님 동생이 케익을 장만해 주었는데, 이때에 다른 사람들은 거의 손도 못 대는 초코케익을 사야 했단다. 타요 장난감을 따로 사고, 케익은 이 케익을 함께 먹을 사람을 헤아려서 장만해야 했을 텐데 말이지. 다섯 살 아이로서는 이 대목까지 헤아리지 못했을 테지. 더군다나 작은아이가 갖고 싶다는 타요 버스는 작은아이가 손에 꼭 쥐고 다니다가 차에서 잠들면서 어디엔가 스르르 놓쳐서 바로 이날 잃어버렸다. 나는 내 생일이 다가오는 줄 모르고서 ‘그냥 케익을 장만하시네’ 하고 여겼는데, 이 케익은 나를 생각해서 미리 장만해 주었다고 했다. 여러모로 올해 ‘타요 케익’은 잊을 수 없을 듯하다. 다들 도무지 못 먹는 초코케익이지만, 나는 두 조각을 먹었다. 그러나 두 조각이 끝. 너무 달아서 더는 못 먹었다. 4348.1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