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다 (사진책도서관 2015.12.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바람이 차다. 그러니 이 찬바람을 듬뿍 쐬면서 도서관에 간다. 바람이 안 불건 불건 논둑길을 걷는다. 아니, 나는 걷고 두 아이는 달린다. 작은아이도 큰아이도 저 멀리 앞으로 달린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고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이다. 여름에는 이 바람에 실린 하늘내음을 맡고, 겨울에는 이 바람에 얹힌 하늘숨을 들이켠다. 도서관에서 그림책도 보고 만화책도 본다. 골마루에서도 뛰고 오래된 장난감도 만지면서 논다. 빨갛게 물드는 나무한테 다가가 얼싸안고, 흙길을 씩씩하게 박차면서 달린다. 겨울이기에 바람이 차고, 구름이 걷힐 적마다 햇볕이 더욱 반갑다. 이 겨울에 겨울을 생각하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이 겨울에 흐르는 구름은 어떠한 숨결인지 새롭게 살펴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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