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쓰고 노래하려는가



  두 아이를 재우면서 자장노래를 부르다가, 문득 오늘은 새 노랫말로 읊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늘 부르는 자장노래 가락이지만, 말마디를 새롭게 넣어 본다. 그리고 이렇게 자장노래를 부르다가 눈이 번쩍 뜨인다. 말마디만 새로 넣은 노래일 뿐인데 노래에 흐르는 숨결이 몹시 새롭기 때문이다.


  두 아이가 먼저 잠들었는지 아닌지 알 길은 없다만, 한동안 숨을 고르고 자리에 누워서 노랫말을 되새긴다. 아이들한테 들려준 노랫소리를 차근차근 헤아린 뒤 자리에서 일어선다. 촛불을 켜고 연필을 쥔다. 오늘 새롭게 부른 노래를 천천히 옮겨 적는다. 2분쯤 걸려서 새 이야기를 하나 마무리짓는다.


  연필을 내려놓고 촛불 앞에 앉아서 한참 생각에 잠긴다. 무엇을 쓰려는가? 삶을 쓰지. 무엇을 노래하려는가? 사랑을 노래하지. 무엇을 나누려는가? 꿈을 나누지. 어떤 글을 써서 누구한테 읽히려 하는가? 삶을 사랑하는 꿈을 써서 나랑 너랑 함께 읽지. 4348.12.5.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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