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놀이 29 - 늦가을 놀이순이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다리힘이 더 붙어서 그야말로 매우 잘 달린다. 어른인 나는 맨몸이 아니라면 여덟 살 큰아이가 앞서 달릴 적에 따라잡기 어렵다. 언제나 먼먼 뒤에서 아이들 뒷모습만 바라보면서 따라가는 셈인데, 이 놀이순이가 저렇게 멀리 앞장서서 달리는 모습이란 더없이 싱그러우면서 아름답다고 느낀다. 내가 이 아이를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이 아이가 저렇게 혼자 멀리 가더라도, 스스로 씩씩하게 달리는 모습으로도 넉넉하게 멋지네 싶어서, 아이들 꽁무니를 좇다가 빙그레 웃으면서 이 아이들 발놀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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