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88. 책을 읽는 발



  아이들은 온몸으로 책을 읽습니다. 아이들은 손만 깔작이면서 책을 넘기지 않아요. 두 눈을 크게 뜨고 두 귀를 활짝 열면서 온마음을 기쁘게 펴고는 모든 이야기를 받아들이려 합니다. 이때에 온몸이 함께 움직이면서 책하고 마주하지요. 놀이를 할 적에도 이와 같고, 심부름을 하거나 일을 거들 적에도 이러한 몸짓이에요. 웃을 적에도 얼굴로만 찬찬히 움직이지 않아요. 온몸을 써서 웃고, 온몸을 써서 춤추며, 온몸을 써서 노래합니다. 책을 함께 읽는 작은아이 발바닥은 누나 목소리에 따라 마룻바닥을 콩콩 울립니다. 즐거운 이야기에 즐겁게 발을 구르고, 발굴리기는 온 집안에 넘실넘실 흐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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