곯아떨어졌어도 다시 일어나는



  두 아이는 인천에서 택시를 타고 일산으로 건너가는 동안 곯아떨어진다. 먼저 큰아이가 곯아떨어지고, 이윽고 작은아이가 곯아떨어진다. 큰아이는 동생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작은아이는 어머니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일산에 택시가 닿아서 내릴 무렵, 두 아이는 스스로 일어나서 걸어 준다. 아버지가 혼자 이 아이들을 이끌고 다니면 이 아이들은 그냥 곯아떨어진 채 내 어깨에 안기지만, 어머니도 함께 다닐 적에는 졸음을 털며 씩씩하게 걷는다.


  두 아이는 이모를 만나고 이모네 아기를 보면서 새롭게 기운을 차린다. 나는 두 아이를 씻긴 뒤에 아기하고 놀도록 한다. 아이들은 아기하고 상냥하게 논다. 나는 목 뒤가 저리고 다리도 결리다. 하루가 다 지난 이제 온몸이 덜그럭덜그럭거리는구나 싶다. 오늘 하루 포근히 잔 뒤에 새로운 하루도 씩씩하게 누려야지. 모두 잘 자야겠다. 4348.11.2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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