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66) -의 : 뒷부분의 말


위안거리를 찾자면 ‘오늘, 현재를 다르게 살면, 과거도 달라진다’는 뒷부분의 말이다

→ 위안거리를 찾자면 ‘오늘, 이곳을 다르게 살면, 어제도 달라진다’는 뒤쪽 말이다

→ 마음을 달랠 말을 찾자면 ‘오늘, 이곳을 다르게 살면, 어제도 달라진다’는 뒤쪽이다

《박금선-내가 제일 잘한 일》(샨티,2015) 93쪽


  ‘위안(慰安)’은 “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함”을 뜻하고, ‘위로(慰勞)’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위안하다·위로하다’는 한국말로 ‘달래다’를 가리켜요. ‘위안거리’는 그대로 써도 되지만, “달랠 거리를 찾자면”이라든지 “마음을 다독이는 것을 찾자면”으로 손질할 만합니다. “오늘, 현재(現在)”는 같은 말을 되풀이한 셈이니 “오늘, 이곳”으로 손보면 한결 낫고, ‘과거(過去)’는 ‘어제’로 손보며, ‘뒷부분(-部分)’은 ‘뒤쪽’으로 손봅니다.


아빠에게는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거야

→ 아빠한테는 배움 기회가 없었던 셈이야

→ 아버지한테는 배울 기회가 없었어

→ 아버지한테는 배울 틈이 없었어

《박금선-내가 제일 잘한 일》(샨티,2015) 153쪽


  어른이라면 제 어버이를 ‘아버지’라고 말해야 옳으나, 아기 말투로 ‘아빠’라 할 수도 있습니다. “배움의 기회”는 “배움 기회”로 적을 수 있고, “배울 기회”로 적어도 됩니다. ‘기회(機會)’는 ‘틈’이나 ‘겨를’이나 ‘자리’로 손봅니다.


앨리스는 이 마켓의 실패를 직감했다

→ 앨리스는 이 가게가 실패하리라 직감했다

→ 앨리스는 이 장터가 안 되리라 느꼈다

→ 앨리스는 이 저잣마당이 힘들리라 보았다

《하야미즈 켄로/이수형 옮김-음식 좌파 음식 우파》(오월의봄,2015) 115쪽


  ‘마켓(market)’은 영어입니다. 한국말로 ‘저자’나 ‘가게’로 고쳐쓰든 한자말로 ‘시장’으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실패(失敗)를 직감(直感)했다”는 “안 되리라 느꼈다”나 “힘들리라 보았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의 신통방통한 기억력을 두고 삼촌들은 틀림없이 할머니만의 글자가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 할머니는 신통방통한 기억력이라서 삼촌들은 틀림없이 할머니만 쓰는 글자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 할머니는 기억력이 놀라워서 삼촌들은 틀림없이 할머니만 쓰는 글자가 있으리라 보았다

→ 할머니는 머리가 좋아서 삼촌들은 틀림없이 할머니만 쓰는 글자가 있겠거니 여겼다

《이현승-생활이라는 생각》(창비,2015) 134쪽


  “신통방통(神通-通)한 기억력(記憶力)”은 “대단한 기억력”이나 “놀라운 기력”으로 손볼 수 있고, “무엇이든 잘 떠올리는 힘”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 글월에서는 “할머니는 머리가 좋아서”나 “할머니는 무엇이든 잘 떠올려서”로 손보아도 됩니다. “할머니만의 글자”는 “할머니만 쓰는 글자”나 “할머니만 아는 글자”로 손보고, “있을 거라고 추측(推測)했다”는 “있으리라 어림했다”나 “있으리라 생각했다”나 “있겠거니 여겼다”로 손봅니다. 4348.11.17.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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