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하고 누리는 하루
지난 여덟 해 동안 아이들하고 무엇을 했는가 하고 돌아본다. 두 아이가 갓난쟁이일 무렵 날마다 그림책을 읽어 주었고, 이 갓난쟁이를 안거나 업고서 나들이를 다녔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을 쏘여 주었고, 언제나 햇볕하고 구름하고 꽃하고 나무를 마주하면서 사랑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썩 잘 했다고 할 만한지는 모르며, 여러모로 어수룩하게 했다고 여길 수 있다. 아무래도 나는 나 스스로 즐거운 삶을 찾아서 아이들하고 함께 누리려 했을 테고, 이 아이들이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을 삶이랑 사랑이랑 꿈을 기쁘게 나누려는 마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하고 누리는 하루는, 아이한테 노래를 불러 주면서 사이좋게 손을 맞잡으려는 삶이지 싶다. 아이들하고 누리는 하루는, 아이하고 춤을 추면서 신나게 어깨동무를 하려는 삶이지 싶다.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이렇게 웃고 떠들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나아가려고 하는 몸짓이 이른바 ‘아이키우기’이거나 ‘육아’이리라 느낀다. 4348.11.1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