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최악의


 최악의 유혈 충돌 → 끔찍하게 죽고 다친 충돌

 최악의 결과 → 가장 나쁜 결과

 최악의 것이다 → 가장 나쁜 것이다

 최악의 철도사고 → 가장 끔찍한 철도사고


  한자말 ‘최악(最惡)’은 “가장 나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최악의 유혈 충돌”이나 “최악의 결과”나 “최악의 것”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한국말사전 보기글부터 사람들더러 ‘-의’를 쓰라고 부채질하는 셈입니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다”나 “결과는 최악이다”는 “사태가 가장 나쁘게 치닫다”나 “결과는 가장 나쁘다”처럼 손질하면 됩니다. 가장 나쁘기에 “가장 나쁘다”고 합니다. 가장 나쁘다고 할 적에 어떤 느낌인가를 살핀다면, ‘끔찍하다’라든지 ‘무시무시하다’라든지 ‘모질다’라든지 ‘괴롭다’ 같은 말을 넣을 만합니다. 그리고, “눈 뜨고 볼 수 없다”라든지 “차마 볼 수 없다”라든지 “이루 말할 수 없다” 같은 말을 알맞게 써 볼 수 있습니다. 4348.11.9.달.ㅅㄴㄹ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겠군

→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겠군

→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고 말겠군

→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겠군

→ 차마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겠군

《안소니 드 멜로/이희춘 옮김-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삼천리,1991) 28쪽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 끔찍하게 물난리를 겪은

→ 말도 못하게 물난리를 겪은

→ 모질게 물난리를 겪은

→ 어마어마하게 물난리를 겪은

《최도영-통계로 본 지구환경》(도요새,2003) 59쪽


춥고 더럽고 쥐들이 들끓는 최악의 상태였다

→ 춥고 더럽고 쥐들이 들끓며 말도 할 수 없었다

→ 춥고 더럽고 쥐들이 들끓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춥고 더럽고 쥐들이 들끓어 끔찍했다

→ 춥고 더럽고 쥐들이 들끓어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 춥고 더럽고 쥐들이 들끓어 소름이 쫙 끼쳤다

《조안 하라/차미례 옮김-빅토르 하라》(삼천리,2008) 42쪽


나 자신에 대해 설명하기. 최악의 주제다

→ 나 자신을 설명하기. 끔찍한 주제다

→ 내가 나를 얘기하기. 괴로운 이야깃감이다

《린다 멀랠리 헌트/강나은 옮김-나무 위의 물고기》(책과콩나무,2015) 1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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