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따서



뒤꼍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에

내 주먹보다 커다랗고

바알갛게 물든 감알을


차근차근 가지 타고 올라가서

똑 따고는

물로 잘 씻고

행주로 물기 닦은 뒤

칼로 천천히 썰어

접시에 담는다


동생을 부른다

꿀꺽꿀꺽 맛있겠다


한 조각 집어

한입 썩 베어무는데


으, 떫어, 입안이 써

아직 덜 익은 감이었네



2015.10.13.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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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11-09 11:57   좋아요 0 | URL
ㅋㅋ~ 으, 떫어, 입안이 써
아직 덜 익은 감이었네 에서 그만 웃음이~^^

숲노래 2015-11-09 12:09   좋아요 0 | URL
감나무에 올라탄 사람은 저였지만
큰아이와 함께 누린 감 따서 먹기를...
한 번 갈무리해 본 글이에요.

아이가 `으 떫어 입안이 써!` 하고 외친 말을 듣고
무척 재미있어서
이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

옆구리왕짜 2015-11-09 21:08   좋아요 0 | URL
저 지금 때마침 감 먹고 있어요~ ㅋㅋ

숲노래 2015-11-09 22:27   좋아요 0 | URL
저희는 날마다 감을 열 알쯤 넉넉히 먹는 듯합니다 ^^;;